"'美대사 습격' 김기종, 북한사람도 30분 이상 대화 못할 것"

머니투데이 이원광 기자, 정혜윤 기자, 김민중 기자 2015.03.06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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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퍼트 美대사 피습] 지인·이웃 "인정 못 받고 돌발행동… 돕던 사람들도 떨어져 나가"

지난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주최 조찬 강연을 준비 중이던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에게 흉기를 휘두른 우리마당 대표 김기종 씨가 범행 직후 주변 참석자들에 의해 제압됐다. / 사진=뉴스1지난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주최 조찬 강연을 준비 중이던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에게 흉기를 휘두른 우리마당 대표 김기종 씨가 범행 직후 주변 참석자들에 의해 제압됐다. / 사진=뉴스1


마크 리퍼트 주한 미 대사를 습격한 용의자 김기종씨(55)에 대해 이웃과 지인들은 김씨가 "평소 주변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돌발행동을 일삼았다"고 입을 모았다.



90년대 초부터 전통그림자극인 '만석중놀이' 복원 작업을 함께 했다는 A씨는 김씨에 대해 "몸과 정신이 많이 아프다"며 "특히 정신분열증세가 있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김씨가 전통 문화 복원과 독도지키기, 통일 추진 등 뜻 깊은 일에 앞장섰으나 성과가 없어 인정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친한 선후배 사이에서 대놓고 '그만하라'고 만류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전해졌다. A씨는 "세상 사람들이 자신 말을 듣지 않으니 극단적인 선택을 한 듯 하다"며 "스스로 독립투사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씨 자택 겸 사무실 인근에서 하숙집을 운영하고 지난 20년간 김씨와 함께 문화활동을 했다는 B씨는 김씨가 최근 자주 분노를 표출하는 등 이성을 잃은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B씨는 "어디서든 좋은 평가를 못 받았다"며 "주변에서 도와주는 사람들도 다 떨어져 나갔다"고 했다. 이어 "어린 아이가 관심 받으려고 돌발행동하는 것하고 비슷해 보였다"고 말했다.

10년전부터 일주일에 2~3번 마주쳤다는 인근 식당주인 C씨는 김씨가 평소 정부에 대해 불만이 많았고 정부 관계자를 만나면 돌변해서 소리를 지르는 등 행동을 했다고 전했다. C씨는 "평소에는 개량한복을 입고 다니며 먼저 인사를 하는 등 인상이 좋았으나 순간 돌변하는 등 예측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가 조찬 강연장에서 괴한의 공격 받아 피를 흘리며 병원으로 후송됐다. / 사진=오세중 기자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가 조찬 강연장에서 괴한의 공격 받아 피를 흘리며 병원으로 후송됐다. / 사진=오세중 기자
김씨는 과거에도 극단적인 행동을 일삼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과거 '1988년 우리마당 습격사건 배후를 밝히라'며 청와대 앞에서 분신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C씨는 차없는거리 행사나 벚꽃축제, 미 대사 강연회 등에서 김씨가 돌변하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배후세력으로 북한이 언급되는 데 대해선 "아닐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A씨는 "김씨는 자기 말만 하는 것을 좋아한다"며 "북한 사람들도 김씨와 30분 이상 대화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C씨는 김씨가 평소에 유인물을 많이 가지고 다녔고 말했다. C씨는 "현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과 자기 행적을 홍보하는 내용"이었다며 "북한을 찬양하는 내용은 없었다"고 했다. B씨도 김씨에 대해 "평화통일을 원하던 사람이지 종북은 아니다"라고 했다.

또 지인들은 김씨가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다. A씨는 "김씨는 노숙자 구호소에서 식권으로 식사하던 사람"이라며 "금강산은 어떻게 다녀왔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B씨도 "김씨가 과거 유복하게 살았으나 신촌기차역 인근에서 우리마당, 주민교실 등 문화사회활동을 하면서 돈을 다 썼다"고 말했다.

한편 김씨는 지난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진행된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이하 민화협) 주최 강연회에 앞서 리퍼트 대사에 과도를 휘둘러 얼굴 등에 부상을 입힌 혐의로 현장에서 검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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