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벤처 대부 "회사에 창업가 유형만 있으면 망한다"

머니투데이 이해진 기자 2015.03.06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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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최고의 조언]<9>빌 그로스 '아이디어랩' 회장

편집자주 비즈니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이트 링크드인(LinkedIn)은 최근 '괴짜 억만장자' 리차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 자산 관리가 '수지 오먼' 등 명사들이 직접 '내 인생에 가장 큰 도움을 준 조언'을 들려주는 콘텐츠를 연재했다. 이 가운데 몇 가지를 소개한다.

LA 벤처 대부 "회사에 창업가 유형만 있으면 망한다"


벤처기업 전문 펀드 업체 '아이디어랩'(Idealab)을 창업한 빌 그로스(Bill Gross) 회장은 LA(로스 엔젤레스)의 초대 창업가 중 한 명이다. 많은 이들이 실리콘밸리가 아닌 LA에선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없다고 섣부른 결론을 내렸을 때 그로스 회장은 LA 지역 대학들의 부족한 기업가 정신을 지적하며 혁신을 강조했다.



그로스 회장은 총 125여개의 회사를 창업하며 몸소 혁신을 실천했다. 그는 2003년 거액에 야후에 인수된 인터넷 광고회사 오버추어(Overture)의 전신인 고투닷컴(Goto.com)을 창업해 IPO에 성공했으며 태양전지 개발 회사를 설립해 2006년 구글 본사에 미국 최대 기업용 태양전지 설비를 설치했다.

이후 그로스 회장이 기업가 정신과 혁신을 실험했던 LA에는 창업붐이 일며 오늘날에는 스냅챗(SnapChat), 오큘러스(Oculus), 비츠(Beats), 위스퍼(Whisper) 등 스타 벤처기업의 탄생지가 됐다.



LA 벤처 생태계의 텃밭을 일군 그로스 회장은 "기술 중심으로 흘러가는 실리콘밸리와 달리 LA에는 창의적이고 개성 있는 사람들이 많아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인생 최고의 조언으로도 "상호보완적인 다양한 유형의 인재와 일하라"라는 지인의 조언을 꼽았다.

그로스 회장은 그가 35살이던 해 경영 컨설팅 전문가인 아이착 에이디제스(Ichak Adizes) 박사로부터 팀 구축(Team Building)과 관련 "상호보완적인 능력을 갖춘 인재들을 채용하라"는 조언을 얻었다. 그는 이 조언을 듣기 전까지는 자신과 비슷한 시각과 태도를 가진 인재들만 영입했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그 직원들이 '예스 맨' 이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들은 나와 비슷한 가치관으로 사안을 바라볼 때가 많았고 이는 결국 회사가 최상의 선택을 내리는데 실패하도록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로스 회장은 인적구성에는 △기업가 유형(Entrepreneur) △생산가 유형(Producer) △행정가 유형(Administrator) △통합가 유형(integrator) 등 총 네 가지 유형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네 가지 성향의 인재들이 골고루 모여 조화를 이룰 때 회사가 균형 잡힌 시각에서 최상의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로스 회장에 따르면 기업가 유형의 인재는 꿈을 꾸는 사람이자 회사를 위한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사람이다. 이들은 저 멀리 수평선 너머를 보는 유형으로 회사의 미래 비전을 생각한다.

생산자 유형은 아이디어를 실질적인 사업으로 구체화하는 유형이다. 이들은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해 실제 사업이 진행되도록 한다.

행정가 유형은 구성원들이 제 시간에 맞춰 일을 진행하도록 통제하는 역할을 한다. 이들은 사업이 질서 있게 진행되도록 관리하고 조정한다.

마지막으로 통합가 유형은 나머지 세 유형의 인재들이 협업 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로스 회장은 "회사를 창업하는 건 기업가지만 생산가 없이는 아이디어에만 머무를 수 있다. 생산가는 사업을 다음 단계로 진행 시킨다. 행정가 없이도 성공할 수 있다. 그러나 곧 망하게 된다. 반면 이 모든 인재를 다 갖추고도 통합가가 없다면 회사는 결코 성공적인 팀 구축을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타트업을 넘어 영향력 있는 회사로 성장해 세상을 보다 가치 있게 만들고 싶다면 이 네 가지 성향의 인재들을 고루 갖춘 조화롭고 균형잡힌 팀 빌딩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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