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머니투데이DB
#2. 직장인 C씨(44)는 동료 여직원을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해 9월 서울 삼성동에 있는 사무실에서 맞은편에서 걸어오던 D씨(43·여)와 인사를 나누던 중 상대의 뒷목을 3차례 주물렀다는 이유에서다. C씨는 재판에서 무죄를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혐의를 인정, 벌금 300만원형을 선고했다.
그렇다면 성추행과 일상적인 신체 접촉을 나누는 기준은 뭘까?
형사재판에서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혐의가 입증되지 않으면 피고인의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판단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이다.
재경지법의 한 판사는 "A씨의 경우 당시 상황에 비춰 B양을 붙잡으려다 손을 잡았다는 주장을 뒤집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없다"며 "이런 경우 새로운 증거가 나오지 않으면 무죄로 판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반면 C씨의 경우 인사를 하면서 인사와는 전혀 상관없는 목덜미를 만졌기 때문에 유죄가 인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최근 대법원이 '자고 가라'며 부하직원 손목을 잡은 남성의 추행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다.
대법원은 자신의 집에서 여성인 부하직원에게 '자고 가라'며 손목을 움켜진 혐의(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로 1·2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은 E씨에 대해 무죄 취지로 판단,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E씨가 추행을 위해 손목을 잡지는 않았다는 정황이 무죄를 선고하는 데 중요한 이유가 됐다. E씨가 상대를 쓰다듬거나 안으려 하는 등 다른 추행 시도를 하지는 않았던 것.
대법원은 이같은 내용을 판시하며 "손목을 잡은 것은 돌아가겠다며 일어나는 상대를 자리에 앉게 하기 위한 것으로 추행 의도는 없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