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M&A 퍼즐' 짜맞추며 '초일류 삼성' 완성 나섰다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2015.03.0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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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B와 사물인터넷, 핀테크 등 핵심 알짜 기업 잇단 M&A…지난해 5월 이후 벌써 8건

"마치 복잡한 퍼즐을 짜 맞추고 있는 것 같다."
"삼성전자가 M&A(인수합병)에 소극적이라는 건 이제 옛말이다."



4일 새벽 5시 30분경 삼성전자가 미국 LED 상업용 디스플레이 업체인 예스코일렉트로닉스를 인수했다고 밝힌 후 재계에서 나온 말들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82,400원 ▲1,600 +1.98%) 부회장이 사실상 그룹 경영의 전면에 나서면서 "삼성전자가 빠르게 달려졌다"는 평가들도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해 5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장기 입원한 이후 10개월간 삼성전자 (82,400원 ▲1,600 +1.98%)의 M&A는 총8건.



거의 한 달에 한번 꼴로 '해외 기업사냥'에 나선 셈이다. 심지어 나흘 간격일 때도 있다. 한때 1년 내내 M&A가 없거나 고작 1건에 그치기도 했던 예전과 비교하면 말 그대로 상전벽해다.

◇이 부회장의 'M&A 본능'…한달에 한번꼴 사냥= 특히 이 부회장이 직접 사냥해 온 기업들에는 일관성이 있다. 바로 △기업간거래(B2B)와 △사물인터넷(IoT) △모바일금융(핀테크) △소프트웨어 콘텐츠 △서비스플랫폼 등 삼성의 미래먹거리 핵심 키워드들을 관통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또 전통의 기업보다는 작더라도 참신한 기술력과 아이디어를 갖춘 '강소기업'들을 표적으로 삼고 있는 모양새다. 빈 공간을 외부에서 채우고 내부의 힘을 더욱 키워가며 복잡한 퍼즐을 맞추듯 조합해 '큰 그림'을 완성시켜 나가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미래먹거리 집중…'작은 거인'들 노려=먼저 4일 삼성전자가 1000만달러대(약 100억원)에 사들인 미국의 LED(발광다이오드) 상업용 디스플레이(디지털 사이니지) 전문업체 '예스코일렉트로닉스'와 올해 첫 M&A 성과물인 브라질 최대 프린트 서비스업체 '심프레스'는 B2B 사업 강화를 위한 포석이 깔려있다.

앞서 지난해 8~9월 잇따라 북미 공조전문 유통업체 '콰이어트사이드'와 캐나다 모바일 클라우드 솔루션 업체 '프린터온'을 인수한 것도 같은 목적(B2B)에서다.

삼성전자가 최근 공개한 전략스마트폰 갤럭시S6의 삼성페이 기능으로 핀테크 시장에 본격 진출하면서 지난달 인수한 미국의 모바일결제 서비스업체 '루프페이'도 주목 받고 있다.

이밖에 미국의 비디오앱 서비스 개발업체 '셀비'(작년 5월), 미국의 사물인터넷플랫폼 개발업체 '스마트싱스'(작년 8월), 미국의 빅데이터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프록시멀데이터'(작년 11월) 등의 인수도 미래 키워드들과 직접적으로 연결돼있다.

◇'좋은 기업사냥' 지속될 듯…의료·가전도 주목= 앞으로도 이 부회장은 지금의 기조대로 M&A 사냥에 계속 활발히 나설 것이란 전망이 높다. 더욱이 융복합이 대세인 만큼 반도체·의료기기·가전 등 다양한 분야의 '작은 거인'들을 발굴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 이 부회장은 지난달 26일부터 1주간 이례적으로 '반도체 사장단' 10여명과 함께 미국 출장을 갔는데 조만간 그 결실들이 서서히 나올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아울러 그룹 차원에서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의료기기 및 헬스케어 분야의 인수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점쳐진다. 삼성전자는 2011년 인수한 삼성메디슨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데, 지난해 흡수합병을 추진하다 최근 접은 바 있다. 따라서 어떤 방식으로든지 의료기기사업부를 강화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한 의료기기 업계 관계자는 "세계 의료기기 3대 메이저인 이른바 'GPS'(GE·필립스·지멘스)도 M&A를 통해 커왔듯 이 분야의 신규 진입자인 삼성도 비슷한 전략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가전 분야에서도 유럽·북미의 경쟁자들과 차별화를 위한 M&A가 예상된다.

실제 윤부근 삼성전자 CE(소비자가전) 부문 대표는 최근 "우리와 추구하는 전략이 맞아 떨어지고 필요로 하는 기술을 보유한 업체들은 적극 M&A를 할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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