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아무리 일찍 가도 '좋은 좌석' 구하기 힘든 이유

머니투데이 이지혜 기자 2015.03.04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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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 95%가 사전좌석지정제 이용...웹·모바일탑승권 도입으로 기차표처럼 대중화 예상

/그래픽=이지혜 기자 /그래픽=이지혜 기자


당일 인천공항에 도착해 카운터에서 뉴욕행 비행기 좌석을 배정 받을 경우 승객의 요청사항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다. 95%의 승객이 사전좌석 지정제를 이용해 이미 원하는 좌석을 선착순으로 찜해놨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양편에 덩치 큰 외국인이 앉아 14시간 동안 샌드위치처럼 끼어 갈 수도 있다. 탑승수속과 별도로 자신의 자리를 미리 선택해 놓는 사전좌석지정제가 이용률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일부터 나란히 일본 노선에 대한 웹·모바일탑승권 서비스를 개시했다. 향후 적용노선을 전 국제선으로 확대할 예정이며, 종이로 된 항공권이 없어도 스마트폰만으로 비행기 탑승이 가능해진다. 이미 기차표, 고속버스 등 교통과 영화, 스포츠, 공연 등 관람에서 대중화된 서비스다.



전문가들은 웹·모바일탑승권 서비스 도입으로 인해 사전좌석지정제 이용률도 한층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웹·모바일탑승권을 이용하려면 공항에 도착하기 전에 좌석을 지정하기 때문이다. 단거리 이용시 위탁수하물이 없다면 카운터에 들르지 않고 바로 출국할 수 있어 편리하다. 또 위탁수하물이 있는 고객이라도 전용 창구 처리속도가 빨라 시간을 훨씬 절약할 수 있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현재 사전좌석지정제 이용률은 60%다. 웹·모바일탑승권 이용 전에도 미주는 출장이나 교민 등 경험자들이 많아 사전좌석 지정제도 이용객이 95%에 이르렀다. 유럽, 대양주는 65%, 60%이고 일본, 중국, 국내선 등 단거리는 아직 30~40%에 불과하다.



여행 전문가들은 "여행객 가운데 '공항에 일찍 왔는데 왜 좋은 좌석을 안주냐'고 항의하는데, 이미 사전좌석지정으로 다른 승객들이 선점했기 때문"이라며 "비행기를 탈 때도 자신의 좌석을 선택하는 게 관람 예매처럼 대중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웹·모바일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콜센터 전화 또는 항공권 구입 여행사를 통해 지정이 가능하다. 90일 전부터 자신이 구매한 등급의 전 좌석을 선착순으로 선택할 수 있다. 단, 영유아용 '베시넷'을 설치하는 비행기 앞좌석과 비상구 좌석은 특성상 당일 카운터에서 배정토록 하고 있다.

항공사 관계자들은 "기차표 예매 서비스와 달리 '사전좌석지정제도'는 창구 발권이나, 전화예약용 별도 배정제도가 없고 선착순으로 진행 한다"며 "여행객들이 선호하는 넓은 좌석인 '앞자리'와 '비상구 옆자리'만 상황에 따라 당일 카운터에서 요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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