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총참극' 故 이강석 경정 영결식, 부인 "이런 거 안 할래…"

머니투데이 화성(경기)=강기준 기자 2015.03.01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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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전 10시 경기 화성서부장례식장에서 거행된 고(故) 이강석 남양파출소장(43)의 영결식/ 사진=강기준 기자1일 오전 10시 경기 화성서부장례식장에서 거행된 고(故) 이강석 남양파출소장(43)의 영결식/ 사진=강기준 기자


"고(故) 이강석. 1996년 7월 경찰에 대한 꿈을 안고 순경으로 근무를 시작. 지난해 2월 남양파출소로 발령받아 파출소장직을 지내고…."



1일 오전 10시 경기 화성서부장례식장에서는 엽총참극을 진압하려다 희생된 이강석 남양파출소장(43)에 대한 영결식이 진행됐다. 눈이 퉁퉁 부은 채 영결식에 참석한 이 소장의 아내는 "어떻게 해… 이런 거 안 할래"라는 말과 함께 통곡을 하며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했다.

작은 아들은 연신 "괜찮아"라는 말과 함께 어머니를 다독이며 어머니의 얼굴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었다. 이 파출소장의 영정을 든 큰 아들은 가장의 무게를 벌써부터 어깨에 짊어진 듯, 침통한 표정으로 꿋꿋이 눈물을 참아내고 있었다.



이날 이 소장에게는 경찰 1등급 공로장과 녹조근정 훈장이 수여됐으며 경감에서 경정으로 1계급 특진했다. 김종양 경기지방경찰청장은 "이 경정은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몸을 던졌다"며 "고인의 뜻을 이어받아 혼신의 힘을 다해 당당한 경찰이 되겠다"고 말했다.

경기 수원시가 지역구인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도 이날 영결식에 참석해 "비통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다"며 "고인의 희생과 투철한 사명감이 경찰의 귀감이 됐으며 숭고한 뜻을 이어바당 국민을 보호하고 이끌어나가겠다"고 애도했다.

고인과 함께 남양파출소에서 근무했던 최현철 경위도 고별사를 통해 이 파출소장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최 경위는 "곁에서 지켜주지 못해 죄송하다"며 "당신이 해온 것처럼 시민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 할테니 하늘이시여, 이 경정 가는 길을 굽이굽이 살펴주소서"라고 말했다.


1일 오전 10시 경기 화성서부장례식장에서 거행된 고(故) 이강석 남양파출소장(43)의 영결식/ 사진=강기준 기자1일 오전 10시 경기 화성서부장례식장에서 거행된 고(故) 이강석 남양파출소장(43)의 영결식/ 사진=강기준 기자
남편과 함께 근무했던 직원의 고별사가 시작되자 이 파출소장의 아내는 가슴을 치며 서럽게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최 경위는 고별사를 마친 뒤 연단 아래로 내려와 이 파출소장의 아내와 가족들을 마주보고 경례를 했다.

조사가 끝나고 영결식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의 헌화가 이어진 뒤 경찰대학 의장대 15명의 조총 발사식이 진행됐다. 이후 참석자 전원이 고인에게 경례를 한 뒤 이 파출소장의 영결식이 끝났다.

앞서 지난 27일 경찰청과 경기 화성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34분쯤 화성시 남영동에 거주하는 성모씨(50대 추정·여)로부터 "작은 아버지가 아버지와 어머니를 엽총으로 쐈다"는 신고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파출소 내에는 폭행사건 관련자 3명이 조사를 받고 있어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빠른 대처를 위해 신임 순경 하나를 데리고 바로 현장으로 출동한 이 파출소장은 총을 맞고 현장에서 순직했다.

경찰 관계자는 "직원들이 부족한 상태에서 신고가 들어오자 이 경감이 급한 마음에 신임순경을 데리고 현장에 도착했던 것"이라며 "뒤늦게 온 직원들이 방검복을 입고 투입을 준비하는 사이 피해자들의 총기 사망을 우려해 피의자를 직접 설득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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