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주 넥슨 창업주
넥슨은 27일 엔씨소프트 (172,500원 ▼1,100 -0.63%)에 대한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변경한다고 공시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국내 게임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지분 인수인 데다 국내 게임 공룡이 손을 잡았다는 점에서 화제가 됐다. 국내 게임산업이 성장 한계에 직면한 가운데 양사가 함께 국내를 벗어나 미국 대형 온라인게임사를 인수하는 등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화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넥슨의 글로벌 퍼블리싱 플랫폼과 엔씨소프트의 게임개발력을 각각 강점으로 내세워 강력한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양측은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넥슨이 엔씨소프트 지분 0.38%를 추가 취득하면서부터 양사간 기류가 바뀌었다. 넥슨이 보유한 엔씨소프트 총 지분은 15.08%. 엔씨소프트의 지분이 15%를 넘긴 것이다. 공정거래법상 상장회사 또는 등록법인 발행 주식 총수의 15% 이상을 취득하면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신고서를 내도록 하고 있다. 공정위가 기업결합신고를 승인하면 적대적 인수·합병(M&A)도 가능해진다.
넥슨측은 추가 지분매입 배경에 대해 "최근 엔씨소프트의 주가하락이 기업 본질가치보다 크게 낮다고 판단했다"며 주주로서 투자사 주가부양을 위한 대책이라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양측의 갈등이 수면 위로 나오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지속적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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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넥슨의 추가 지분매입 당시 김택진 대표는 "사전에 언질이 없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특히 일본 증권가에서 넥슨이 엔씨에 대한 투자로 손실을 입은 점, 양사가 시너지를 내지 못한 점을 문제로 지적하고 나서면서 양사의 관계가 더욱 불편해졌다.
양사는 지난 3년간 별다른 협업 성과가 없었고 특히 넥슨이 8000억원을 쏟아 부은 엔씨소프트는 온라인게임시장 위축과 맞물려 주가가 내리막길을 걸었다.
업계 관계자는 "엔씨는 지금까지 넥슨의 특별한 간섭 없이 자율성을 보장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넥슨 입장에서는 8000억원에 이르는 인수대금에 대한 성과가 없다는 문제의식을 가졌을 것"이라며 "실제 경영권 분쟁으로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양사의 관계가 예전으로 돌아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