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제로' 세계경제…정부 대책은?

머니투데이 세종=박재범 기자, 세종=김민우 기자 2014.12.19 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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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하락, 경제성장에 도움될 것…금리인상, 시장충격 제한적 "

국제유가 하락,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 러시아의 루블화 폭락. 세밑 한국경제를 대외 환경이 심상찮다. 앞서 유럽과 일본은 경기부양을 위해 양적완화를 단행했고 '세계의 공장' 중국은 7%대 성장을 위해 지난달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세계경제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이른바 '시계제로'의 상태에 빠진 가운데 정부도 '긴장 모드'에 돌입했다.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18일 최근 유가하락에 따른 경제적 영향을 점검하기 위해 한국개발연구원, 금융연구원, 에너지경제연구원, 대외경제연구원, 산업연구 원 등 5개 국책연구기관장들과 조찬간담회를 열었다. 5대 기관장들은 최근 유가하락세는 글로벌 수요둔화와 셰일오일 등 공급확대, 달러강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평가하고 전반적으로 세계경제와 우리경제 성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재부가 지난 11일 '최근경제동향' 보고서를 통해 유가하락이 기업의 생산비 절감과 가계의 실질구매력 증대로 이어져 긍정적 영향을 초래할 것이라고 전망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정부 고위관계자도 "우리처럼 유류를 수입하는 국가에는 분명히 호재"라며 "급격한 변동성은 유의해야겠지만 체질 개선과 구조개혁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5대기관장들은 유가하락에 따른 러시아 등 산유국에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됨에 따라 국제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에따라 정부는 5개연구기관 공동으로 유가하락이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종합적·객관적으로 분석키로 했다. 정부는 △유가하락의 수요공급별 원인분석 및 향후 전망 △신흥국 등 주요국 경제와 국제금융시장 영향 △소비·투자 등 우리경제 거시변수에 미치는 영향 △산업별 파급영향 등을 면밀히 분석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대응 방향을 강구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와 러시아발 금융시장 불안에 대한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기 위한 내부회의도 열었다. 최희남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 주재로 열린 이날 회의에서 정부는 미국의 금리인하가 시장에 주는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부는 미국의 금리인상이 세계경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겠지만 국내에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국내 경제의 대외건전성이 양호하기 때문이다. 기재부에 따르면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큰 충격이 발생했던 92년~94년 평균보다 15.5배 증가했으며 단기외채는 16%나 하락했다. 다만 신흥국이 영향을 받을 경우 수출경로 등을 통해 우리 경제도 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회의가 끝난 후 기재부 관계자는 "당장에 NDF 시장에 영향이 없고 원화와 엔화가 오르기는 했는데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FOMC 결과 발표 후 미 금융시장에서 주가와 금리는 상승했고 달러화는 강세를 보였다. NDF(역외선물환) 시장에서 원화 환율은 전일 한국시장 종가대비 상승했다. 원/달러NDF는 1099.9원으로 전날 종가(1094.9원) 대비 5.0원 상승했다. 한국물 5년 CDS는 4bp 하락했다.

기재부는 이날 러시아 금융불안 상황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기재부는 러시아 정부·중앙은행의 시장안정화 조치로 시장 불안은 다소 진정되었으나 유가 약세 지속 등에 따른 불확실성 상존한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내년도 세계경제에 대해 완만한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최근들어 나타나는 하방위험이 부각되면서 전반적으로 성장세가 다소 위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경제혁신3개년 개획에 따라 구조개혁을 진행함과 동시에 내수활성화 계획을 착실히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 엔화 약세 심화, 국제유가 하락 등 대외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향후 경기흐름에도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금융·외환시장의 양방향 변동성에 유의하면서 이번 결정 이후 국제금융시장 변화가 금리·자본유출입·환율 등의 경로를 통해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분석해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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