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월급 200만원" 억울한 노조? 진실은…

머니투데이 강기택 기자 2013.08.29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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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는 세상] 현대차 노조, 왜 그런 직장 대물림하나

현대자동차 노조의현대자동차 노조의


지난 26일 울산 지역 곳곳에서 현대자동차 노조원들이 시민들에게 유인물을 나눠줬다. 이른바 대 시민 선전전이었다.

노조의 파업에 대해 ‘연봉 8000만원 받는 대공장 고임금 노동자의 배부른 투정'이라는 비판적 시각이 일자 나름 해명을 하고자 했던 것.

노조의 주장은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는 말로 요약된다.



노조는 잔업과 특근을 해야 생활임금이 확보되는 시급제 방식으로 인해 20년 근무한 조합원의 기본급이 월 200만원이 채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 현대차 노조원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 평균 노동시간(1749시간)과 대한민국 평균 노동시간(2193시간)을 훨씬 웃도는 2678시간이라고도 했다.



사측에 따르면 모두 사실이 아니다.

근속 20년인 근로자의 기본급이 199만원인 것은 맞다. 그러나 이외에 매달 고정적으로 지급되는 각종 수당, 상여급 등을 더하면 224만원이다. 월 고정급여는 약 423만원이라는 얘기다. 연장근로나 휴일 특근을 하게 되면 635만원이 된다.

이렇게 해서 지난해 근속연수 17.5년차가 1인당 평균 9400만원을 받았다.


연간 2678시간의 장시간 노동은 2011년의 일이다. 지난해 현대차 근로자의 연 평균 근로시간은 2443시간이었다.

지난 3월부터 주간연속2교대제가 도입됐고 근무시간이 확 줄었기 때문에 올해는 잔업과 특근을 포함해도 2100~2200여 시간에 그칠 전망이다.

이런 반박에 직면하고 여론이 우호적이지 않자 현대차 노조는 27일 사측과의 교섭에서 4대 중증질환대책을 전면에 부각시켰다.

4대 중증질환에 따른 휴직기간을 기존 1년에서 1년을 더 연장하되 휴직기간 1년은 통상임금의 100%를 지급하고 휴직기간도 근속년수에 포함해 달라는 것이다.

재직중 암으로 진단 받거나 외래진료를 할 경우 입원비, 진료비 등과 보험 비급여분 전액을 회사가 지급하라고도 했다. 한마디로 회사가 보험회사 역할도 하라는 것이다.

노조의 말대로 조합원들이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국내 최고 수준의 의료비를 지원하고 있다는 회사의 설명과 달리 4대 중증 질환에 대한 보장이 형편 없다고 치자.

그랬을 때 아무리 해도 이해가 안 되는 게 현대차 노조가 2011년 단체협상에서 조합원 지위를 대물림할 수 있는 내용을 집어 넣은 부분이다.

이 조항은 ‘신규채용 시 면접대상자의 25%는 정년퇴직자와 25년 이상 장기근속자 자녀로 하고 이들에게 5%의 가산점을 주도록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저임금-장시간 노동’에 의료지원도 열악한 회사를, 왜 그토록 세상의 욕을 먹어 가며, 자식들에게 가산점을 주어야 했을까?

당장 때려 치라고 해야 하는 게 부모의 마음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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