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로워 6만 트위터리안, 숭례문 복원 성급한 평가 '해프닝'

머니투데이 이슈팀 김희영 기자 2012.12.30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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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용씨 "디즈니 캐릭터 같다"…관계자 해명후 "당사자에게 사과드린다"

숭례문 용 그림 복원 이전(위)과 이후(아래) ⓒ온라인 커뮤니티숭례문 용 그림 복원 이전(위)과 이후(아래) ⓒ온라인 커뮤니티


'국보 1호' 숭례문의 막바지 복원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모습을 드러낸 홍예문(虹霓門) 천장의 용 문양을 두고 SNS상에서 한바탕 해프닝이 벌어졌다.



역사학자 전우용씨는 30일 자신의 트위터(@histopian)에 "숭례문에 '복원'된 용 그림이 화제군요"라며 "용을 이렇게 만들어놓은 건, 십중팔구 '단가'일 겁니다. 디즈니 캐릭터 같은 이 용이 '가격' 중심문화의 상징인 셈이죠"라고 평가했다.

전씨는 멘션과 함께 이번에 복원된 용 문양과 복원 이전의 용 문양의 사진을 동시에 올렸다. 복원된 문양이 과거 문양에 비해 조악하다는 지적이었다. 이상호 MBC 기자(@leesanghoC) 역시 전 씨의 멘션을 리트윗(재전송)하며 "이러다 다보탑은 레고로 만들겠네"라고 썼다.



전씨와 이 기자는 이날 오후 6시 현재 팔로워 수가 각각 6만2800명과 13만8600명에 달하는 파워 트위터리안으로 유명하다. 홍예문은 문의 윗부분을 무지개 모양으로 반원형이 되게 만든 부분이다.

누리꾼들도 "보자마자 진심으로 놀람. 웬 만화 속 용이..."(톰**), "아무리 봐도 용이 너무 상큼해"(스트로******), "그냥 소실되기전 문화재 그대로 복원해야지. 국보1호가지고 뭐 하세요"(개**)라며 논란에 동참했다. 전씨의 멘션 이후 SNS상에는 복원된 숭례문의 단청 역시 조악하다는 평가도 잇따라 등장했다.

논란이 커지자 홍 단청장의 아들은 이날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을 통해 "이번 숭례문 단청 복원에서 핵심은 조선 초기 단청의 복원이다. 숭례문이 조선 태조 때 완성된 초기 건축이기 때문"이라며 "그때는 화려하지 않은 굉장히 수수한 단청으로 돼 있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그래서 화재가 일어나기 전의 황(노란색), 주홍(빨간색) 등 화려한 색이 많이 들어간 단청을 지우고 그 위에 양록(녹색), 삼청(하늘색), 군청(파란색) 등이 많이 들어간 수수한 색으로 바뀌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1963년의 용 사진을 공개하며 "이번 논란이 되고 있는 용은 1963년의 용을 복원한 것이다. 그때의 숭례문 단청이 조선 초기 단청으로 알고 있고 감리단(문화재청) 등에서 그 때의 용으로 하라고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결국 전우용씨는 자신의 트위터에 해당 글을 링크시켜 "숭례문 용그림 단청장 아드님의 글"이라며 "복원 기준으로 삼은 건 1963년의 용 그림이라는데, 참고하세요. '단가' 관련 트윗들은 지우고 당사자에게 사과드립니다"라고 전했다.

누리꾼들은 "우리나라 관료들의 미학적 수준에 대한 근본적 불신이 만들어낸 해프닝이었군요"(@GBSM****), "너무 새 그림이라 그런가.. 생소해서 저도 잘못 그린 줄 알았답니다"(@pongdan*****), "누군가가 비난하면 사실 확인 없이 동조하며 비난하는 댓글문화, 이젠 고쳐야"(@mann****)라며 반성의 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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