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억 포르쉐 타던 재벌3세, 알고보니 세금이…

머니투데이 강기택 기자 2012.10.29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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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 - '파죽지세' 수입차 시장의 그림자 ①-1]

편집자주 수입차 판매가 파죽지세로 늘고 있다. 수입차시장 점유율이 올들어 10%를 넘어섰다. 수요확대와 경쟁심화에 따른 자연스런 현상이지만 급성장의 이면에는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점도 적지 않다. 머니투데이가 수입차시장 성장의 이면을 집중분석한다.

8억 포르쉐 타던 재벌3세, 알고보니 세금이…


- 수입차 점유율 10% 돌파… 고급차종 50%이상 추산
- 롤스로이스 95%·벤틀리 85%·재규어 75% 법인구입
- 세금에 보험·유지비등 회사가 부담… 사용은 개인이


 국내 중견기업 A사 회장의 부인과 아들은 회사에 적을 두지 않았지만 회사 소유의 '벤츠 S클래스 500'과 '랜드로버 레인지로버'를 탄다.



 지난해 5월 담철곤 오리온 그룹오너 일가와 고위 임원이 8억원대 '포르쉐 카레라 GT', 3억원대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등을 회삿돈으로 리스해 개인용도로 타고다닌 사실이 검찰 조사결과 드러나기도 했다.

 일반인들은 사기 힘든 고가의 수입차들이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업무용 차량'으로 등록돼 리스비 전액을 비용처리받고 법인세 감면 등의 혜택이 있어 기업의 오너나 임원들이 가격에 구애를 받기 않기 때문이다.



 최근 수입차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것도 이 같은 불합리한 세제혜택과 무관치 않다. 국내시장의 80%를 차지하는 현대자동차 (203,500원 ▼4,000 -1.93%)기아자동차 (93,000원 ▼1,000 -1.06%)의 내수판매량은 올 1-9월 각각 5.6%, 4.7% 감소했다. 르노삼성은 48.6% 급감했다.

ⓒ김현정ⓒ김현정
 그러나 수입차 판매는 같은 기간에 20.1% 늘어났다.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수입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판매대수 기준으로 10%를 넘어섰다. 특히 배기량 3000cc 이상 차량의 점유율은 33.6%에 달한다. 단순히 판매대수 기준으로 볼 때 그렇다는 말이고, 금액기준으로는 보수적으로 잡아도 수입차 점유율은 이미 20~25%대를 넘어섰다.

 특히 고급차는 50% 이상을 점유했을 것이라는 게 국내 완성차업계의 추산이다. 국산 최고급차인 '에쿠스 리무진'(1억797만원)과 최고급 수입차인 '롤스로이스'(7억6000만원)의 가격차이를 비교하면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눈여겨볼 대목은 수입차가 대중화되면서 개인들의 구매가 늘고 있지만 프리미엄 수입차는 여전히 법인들이 주로 산다는 점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팔린 20대의 롤스로이스 중 19대(95%)가 법인이다. 벤틀리는 89대 중 76대(85.4%), 재규어는 902대 중 683대(75.7%), 포르쉐는 1172대 중 875대(74.7%), 랜드로버는 1319대 중 890대(67.5%) 순이다.



 그 뒤를 렉서스 58.2% 벤츠 55.0%. 아우디 54.6%. BMW 50.0% 등이 이었다. 페라리의 경우 판매대수를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법인비중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수입차 중 대중차 브랜드의 법인 구입 사례는 포드 36.8%, 푸조 32.3%, 폭스바겐 23.7%, 혼다 21.6%, 토요타 20.6%, 닛산 15.5% 등에 불과하다.

 문제는 법인용도로 구매되는 차량의 실제 용도다. 국산차는 거의 업무용으로 사용된다. 그러나 법인, 개인사업자 등이 구매하는 수입차는 업무용이라기보다 탈세의 수단으로 악용되는 경우가 많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다.



 2011년 7월 국토해양부가 안홍준 의원(새누리당)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일반법인 중 포르쉐를 갖고 있는 곳이 133곳에 달했다. 마세라티 18곳, 페라리와 벤틀리가 각 15곳, 람보르기니 3곳 등이었다.

 일반기업이 포르쉐, 페라리, 벤틀리, 람보르기니 등과 같은 차를 '업무용'으로 쓴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다. 법인이나 개인사업자 명의로 구매한 뒤 가족이나 지인 등 특수관계인들이 비업무용으로 사용해도 확인이 어려운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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