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롤스로이스 95%·벤틀리 85%·재규어 75% 법인구입
- 세금에 보험·유지비등 회사가 부담… 사용은 개인이
국내 중견기업 A사 회장의 부인과 아들은 회사에 적을 두지 않았지만 회사 소유의 '벤츠 S클래스 500'과 '랜드로버 레인지로버'를 탄다.
일반인들은 사기 힘든 고가의 수입차들이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업무용 차량'으로 등록돼 리스비 전액을 비용처리받고 법인세 감면 등의 혜택이 있어 기업의 오너나 임원들이 가격에 구애를 받기 않기 때문이다.
ⓒ김현정
특히 고급차는 50% 이상을 점유했을 것이라는 게 국내 완성차업계의 추산이다. 국산 최고급차인 '에쿠스 리무진'(1억797만원)과 최고급 수입차인 '롤스로이스'(7억6000만원)의 가격차이를 비교하면 쉽게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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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여겨볼 대목은 수입차가 대중화되면서 개인들의 구매가 늘고 있지만 프리미엄 수입차는 여전히 법인들이 주로 산다는 점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팔린 20대의 롤스로이스 중 19대(95%)가 법인이다. 벤틀리는 89대 중 76대(85.4%), 재규어는 902대 중 683대(75.7%), 포르쉐는 1172대 중 875대(74.7%), 랜드로버는 1319대 중 890대(67.5%) 순이다.
그 뒤를 렉서스 58.2% 벤츠 55.0%. 아우디 54.6%. BMW 50.0% 등이 이었다. 페라리의 경우 판매대수를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법인비중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수입차 중 대중차 브랜드의 법인 구입 사례는 포드 36.8%, 푸조 32.3%, 폭스바겐 23.7%, 혼다 21.6%, 토요타 20.6%, 닛산 15.5% 등에 불과하다.
문제는 법인용도로 구매되는 차량의 실제 용도다. 국산차는 거의 업무용으로 사용된다. 그러나 법인, 개인사업자 등이 구매하는 수입차는 업무용이라기보다 탈세의 수단으로 악용되는 경우가 많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다.
2011년 7월 국토해양부가 안홍준 의원(새누리당)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일반법인 중 포르쉐를 갖고 있는 곳이 133곳에 달했다. 마세라티 18곳, 페라리와 벤틀리가 각 15곳, 람보르기니 3곳 등이었다.
일반기업이 포르쉐, 페라리, 벤틀리, 람보르기니 등과 같은 차를 '업무용'으로 쓴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다. 법인이나 개인사업자 명의로 구매한 뒤 가족이나 지인 등 특수관계인들이 비업무용으로 사용해도 확인이 어려운게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