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5, 국내 LTE 지원 '힘든'이유

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2012.08.0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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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임박' 아이폰5, 국내 LTE 미지원 가능성 커…이통사 LTE 서비스 전략 차질 우려도

애플의 차기작 '아이폰5' 출시가 임박해진 가운데 국내에서 4세대 이동통신 'LTE(롱텀에볼루션)' 지원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LTE 주파수 대역이 미국 등 해외와 다르기 때문인데, 만약 애플이 국내에서 LTE를 포기하고 3G만 지원할 경우 아이폰5의 흥행은 물론 이통사들의 LTE 가입자 유치전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6일 국내 통신업계에 따르면, 애플 아이폰5를 국내 출시하더라도 LTE를 지원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국내 LTE 주파수 대역차 때문이다.

실제 미국 버라이즌의 경우 700MHz, AT&T는 700MHz와 2.1GHZ의 LTE 대역폭을 갖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SK텔레콤이 800Mhz와 1.8Ghz, LG유플러스가 800MHz, KT가 1.8GHz를 각각 사용한다. 기존 3G(WCDMA)용으로 사용하는 2.1GHz의 경우, 국제표준이어서 SK텔레콤과 KT는 별도의 모듈탑재 없이 국내에서 아이폰을 시판할 수 있었다.



결국 아이폰5가 국내에서 LTE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애플이 별도의 한국형 LTE 통신모듈을 탑재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애플이 이를 탑재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게 이통사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실제 지난 4월 애플이 출시한 뉴아이패드는 미국에서는 LTE를 지원하지만 주파수 대역이 다른 국내에서는 3G만 지원한다. 물론 이통사가 아이폰5 주문시 LTE 지원을 요구할 수 있지만 애플이 충분한 물량담보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고, 이에따른 단가인상이 불가피해 부담이 커진다.

애플이 이를 순순히 수용할 가능성도 높지않다는 분석이다. 국내 아이폰 사용자는 KT와 SK텔레콤을 모두 합해 400만명 정도로 추정된다. 적지않은 숫자지만 수 천 만명의 시장이 있는 미국과 중국 등에 비하면 크지 않은 시장으로 우선 순위에서 밀린다.


게다가 회사별로 주파수 대역이 달라 상당한 테스트와 검증이 필요한 만큼 단일 3G 모델 출시가 오히려 낫다는 판단을 내릴 수 있다. 게다가 애플은 이통사들에 대해 고압적 태도를 유지하고 있어 협의마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앞서 아이폰3GS나 아이폰4 출시당시 태도나 뉴아이패드의 전례를 감안하면 애플이 국내 LTE를 지원할 가능성은 적어보인다"면서 "사실 이 문제에대해 애플과 협의할 자리조차 없어 추정만 할 뿐"이라고 말했다.

아이폰5가 LTE를 지원하지 않을 경우, 이통사의 LTE 전환 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아이폰 마니아들이 3G 무제한 데이터 사용자로 남게 되면 통신사들의 트래픽 부담도 지속된다. 아이폰 사용자들 역시 초고속 LTE 데이터서비스를 접할 수 없어 손해다.

일각에서는 애플이 각 지역별로 맞춤형 통신모듈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LTE는 3G WCDMA와 달리 각 국가, 지역별로 다른 대역의 주파수를 이용하는 만큼 지원시기의 차이가 있을 뿐 애플로서도 결국 LTE를 지원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이 경우에도 시장의 크기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중국 1위 이통사인 차이나모바일 애플에 TD-LTE를 요구했고, 이를 애플이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한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이통3사가 LTE 전국망을 구축하며 서비스 경쟁에 나서는 상황에서 애플이 아이폰5에서 LTE를 배제할 경우 국내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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