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살 때 이민 간 브라질에서 맨손으로 시작해 연매출 5억 달러의 무역기업을 일궈낼 수 있었던 것은 이 같은 끈기와 열정, 도전정신 덕분이었다. 브라질 100대 기업이자 트레이딩 분야 4위 기업인 시드맥스(SIDMEX)의 창업자 여인진 대표 얘기다.
![↑여인진 시드맥스 대표ⓒ시드맥스제공](https://thumb.mt.co.kr/06/2012/07/2012070811195869052_1.jpg/dims/optimize/)
트레이딩 기업에서 9년간 경험을 쌓으면서 성공을 예감한 여 대표는 2003년 직접 창업했다. 창업 당시 이 분야는 수 십 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선발주자들이 진입장벽을 치고 있는 레드오션이었다. 모두가 말렸지만 그의 '튀는' 성격을 꺽진 못했다.
전 직장에서 쌓은 인맥을 바탕으로 사업을 이어가던 여 대표는 한 지인의 도움으로 '대박'의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대박'이라 믿었던 기회는 그에게 굴욕감만 남겼다. 재정과 신용 부족으로 지인이 원하는 물품을 직접 수입할 수 없었던 것. 결국 여 대표는 당시 업계 1위 기업을 찾아가 재대행을 부탁했다.
"우리 회사가 직접 수입해 줄 능력이 없었어요. 그래서 자존심을 접고 경쟁업체를 찾아갔죠. 사실 1위 기업은 사업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했어요. 찾아가보니 나도 모르게 입이 벌어질 정도로 잘하고 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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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보약'이 됐다. 이 기업을 따라잡겠다는 목표를 세우자마자 오 대표의 끈기와 열정, 도전정신이 살아났다. 다른 회사보다 2시간 먼저 출근해서 3시간 늦게 퇴근했다. 밤을 새는 날도 부지기수였다. 팍팍한 업무에 지쳐 포기하고 퇴사한 직원도 있었지만 견뎌낸 직원을 중심으로 조직은 서서히 하나가 됐다.
그렇게 5년여가 지나자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시드맥스는 한 번 일을 맡기면 무슨 일이 있어도 해 낸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한국인 기업이라고 무시하던 브라질 바이어들이 속속 문을 두드렸다.
![브라질서 1년 5700억 '대박' 한국청년 누구?](https://thumb.mt.co.kr/06/2012/07/2012070811195869052_2.jpg/dims/optimize/)
시드맥스는 지난해 5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2003년 창업 당시 매출액 500만 달러와 비교하면 10년 새 100배의 성장을 달성한 셈이다. 5명이던 직원도 270여 명으로 늘었고 브라질 안에만 6개의 지사를 세웠다.
브라질 주류사회에서도 인정받는 성공한 기업가가 된 여 대표. 여유를 가질 만도 하지만, 여전히 차기 사업 구상에 밤을 새는 일이 잦다고 한다. 5년 안에 매출 10억 달러를 돌파하는 것이 그의 목표다.
"수입대행 분야가 자리를 잡았으니 앞으로는 인터넷쇼핑몰 등 e-커머스 시장을 통해 직접 유통 분야에도 진출할 계획이에요. 브라질의 e-커머스 시장 규모는 50억 달러로 아직 초기단계인데, 매년 20~30%씩 고속성장하고 있어요. 경쟁이 치열하지만 지금의 저와 시드맥스를 만든 '한국인의 유전자'라면 이번에도 성공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