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김중겸의 한전, 수천억 해외자원 M&A 능력되나

더벨 박준식 기자 2012.04.23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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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6850억, 1Q 7233억 연속적자 부담…원료 직접조달 기회 선택기로

더벨|이 기사는 04월19일(15:55)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한국전력 (19,740원 ▲80 +0.41%)공사(KEPCO)는 호주 석탄 광산 윌키 크리크(Wilkie Creek mine) 인수에 성공할 수 있을까. 현재 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낙관과 비관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일단 한전의 인수 명분은 명확하다. 한전은 올해까지 유연탄 2800만 톤, 우라늄 2300톤을 확보해 매출 1조 원과 자주개발률 40%를 달성하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까지 35%를 넘겼고 윌키 크리크를 인수하면 목표 달성이 사실상 완료된다. 우리나라의 전기 에너지 공급을 책임지고 있는 한전은 발전용 연료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해외 자원개발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10년 국내 유연탄 수입량 9600만 톤 가운데 7100만 톤(74%)을 한전이 사용했다.

국가적 사명을 가진 이 회사는 오는 2016년까지 4500만 톤, 2020년에는 5300만 톤의 발전용 석탄을 자체적으로 확보할 계획을 세웠다. 자주개발률을 2020년까지 60% 수준으로 높이려는 목표다. 한전이 석탄 광산 확보에 독립적으로 나선 명분은 이를 통해 전기요금 인상을 억제하는 효과를 누리겠다는 것이다. 국내 전기요금은 물가안정을 고려해 상방경직성이 강하게 유지되고 있다. 한전은 발전용 원료에 대한 직접 투자를 통해 연료비 변동 위험을 회피하겠다는 계획이다.



과거 해외 석탄 광산의 소수 지분 투자에 머물던 한전의 인수합병(M&A) 전략에도 최근 큰 변화가 생겼다. 한전은 지난 2007년 호주 코카투(Cockatoo Coal Limited)에 투자한 이래 물라벤(Moolarben) 광산 개발에 참여했고, 인도네시아 아다로(Adaro) 에너지 지분 인수 등을 통해서 발전용 유연탄을 확보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이들 프로젝트는 모두 주요 개발자의 초청객에 머무는 수준이었던 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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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는 지난 2010년 7월에 일어났다. 보수적이던 한전이 호주 바이롱 유연탄 광산 지분 100%를 4억 호주달러(약 4150억 원)에 인수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바이롱 광산 인수로 한전은 해외 자원 개발 사상 처음으로 대규모 유연탄 광산 경영권을 확보한 것은 물론 탐사와 개발, 생산 및 판매 등 가치사슬(value chain)의 전 부문을 아우르게 됐다. 한전의 자원 에너지 M&A 능력도 한층 높아졌다.

한전은 탄력을 얻어 지난해 말 호주 칼라이드(Callide) 유연 탄광 지분 인수에도 나섰다. LG상사 등과 컨소시엄을 이뤄 출사표를 던졌고 인도 업체 등과 경쟁을 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딜은 매각 측인 앵글로 아메리칸(Anglo American)의 내부 문제와 가격 등으로 인해 지지부진한 상태에 놓여 있다.


갈 길이 급한 한전은 때마침 미국 거대 자원기업 피버디 에너지(Peabody Energy)가 과거 주요 자산으로 여겼던 윌키 크리크를 내놓자 매각 진의 여부를 타진하고 절호의 기회라는 판단을 내렸다. 피버디는 지난해 보웬 산간분지(Bowen Basin)의 맥아더 광산(Macarthur Coal)을 51억 달러(약 5조8000억 원)에 매입하면서 유동성 확보 필요가 생겼다. 과거 같으면 윌키 크리크를 그대로 소유했을 테지만 새 광산과 윌키 크리크의 시너지가 크지 않자 기존 자산을 비 핵심(Non-core Asset)으로 분류하고 시장에 내놓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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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쓸 만한 광산을 노려오던 한전 입장에서는 좋은 기회이지만, 문제는 이 공기업의 재무 상태와 새로운 최고 경영진의 태도다.

한전은 지난해 43조5323억 원의 매출액을 올렸지만 6850억 원의 적자를 냈다. 올해 1분기 실적은 연료비가 지난해보다 25.5% 증가해 7233억 원의 연속 적자가 예상된다. 지난해 두 차례 전기요금을 인상했지만 연료비와 구입전력비가 큰 폭으로 증가하며 계절적인 비수기인 2분기에도 수천억 원 규모의 적자가 예상된다.

한전의 부채비율은 지난 2010년 140.1%에서 지난해 153.6%로 13.5%p 상승했고 올해는 171.2%까지 높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순차입금 비율이 같은 기간 89.9%에서 84.4%로 다시 90.6%로 등락하며 악화될 전망이라 재무건전성을 회복하는 게 현 최고경영진의 큰 숙제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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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에 지난해 9월 신임 대표이사로 부임한 김중겸 사장은 현 정부의 '낙하산 인사' 표상으로 지적받고 있다. 대통령과 동일한 현대건설 사장 출신으로 학연 등을 덧붙여 공사 수장이 됐다는 지적이 정권 견제세력인 야당을 중심으로 제기된다. 정치적 부담을 안은 새 한전의 수장으로서 재무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시 최소 수천억 원 규모의 신규자금이 소요될 해외 M&A에 나서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정부의 중반기까지는 글로벌 자원개발 전쟁에서 뒤쳐지지 않아야 한다는 대의적 명제로 인해 에너지 공기업들이 공격적인 인수를 단행해도 칭찬받는 분위기가 있었다. 그러나 최근 일부 해외자원 개발 사례에서 부패한 사건이 발견되고 자주개발률 확보를 위한 해외자산 인수가 치솟는 유가와 물가 안정에 단기적으로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지난 명분은 용도 폐기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김중겸 사장이 외부의 비판과 견제 시각을 감내하면서 윌키 크리크 인수전을 완주해 낼지는 미지수다. 인수 금융을 상당 부분 외부에서 조달해 재무건전성에 직접적인 악영향이 없도록 구조화하는 대안이 가능하다는 시각도 있다. 한전의 직접 인수 지분을 줄이고 국내 에너지 관련 민간 기업과 컨소시엄을 이루는 방안도 거론된다. 김중겸 사장의 한전은 일단 주어진 기회를 면밀히 살펴보려는 입장으로 판단된다.

다음은 한전이 지난 3월 15일 내놓은 경영효율화 관련 사업계획 결의대회 결과 보도자료


□ KEPCO(한국전력, 사장 김중겸)는 젊고 역동적인 조직구조로 창사이래 최대의 조직개편을 단행한데 이어, 3월 15일(목) 서울 삼성동 본사에서 2012년 사업계획을 공유하고 Vison 달성 및 지속성장 기반을 다지기 위한 ‘2012 사업계획 달성 결의대회'를 개최하였음.

○ 본 행사는 김중겸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 본사 처(실)장, 1?2차 사업소장, Junior Board 등 6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으며 본사 및 지역본부 등의 2012년 사업계획 발표와 윤은기 중앙공무원 교육원장과 정진홍 중앙일보 논설위원 등 초빙강사의 특강 등이 있었음.

□ 이 자리에서 KEPCO는 올해를 4년 연속 적자구조에서 탈피하여 흑자 전환을 위한 원년의 해로 만들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기로 결의하였음.

○ 이를 위해 국내사업 분야에서는 원가절감, 신규수익원 창출 등 경영효율화에 적극 나설 계획임.

○ 엔지니어링 및 조달 혁신 등을 통해 약 3천 3백억원의 예산을 절감하고 누수수익 방지, 보유자산 활용 등을 통해 신규 수익원을 발굴하고, 아울러 금융비융 절감 등 프로세스 개선을 통해 약 610억원의 이익을 개선하고자 함

□ 해외사업 분야에서는 화력, 신재생 IPP 및 M&A 등을 통해 총 4,400㎿를 수주하고, 해외매출 18억불 달성과, EPCM사업 진출 등 해외사업의 공격적 확대 등을 통한 추가적인 수익확보에 주력할 계획임.

○ 자원개발 분야에서 우라늄 650톤, 유연탄 780만톤을 추가 확보하여 2020년 자주개발률 60%달성을 위한 토대를 마련할 뿐만 아니라 경영권확보와 광산 직영으로 고용을 재창출하고 자원트레이딩 사업 등 신수종 사업 진출로 수익원을 확대해나갈 방침임.

○ KEPCO는 Majority 사업 주도, 신규 사업 영역 확대, Watching & Warning 등 핵심전략을 바탕으로 Global IPP Player 및 자원 Major사로의 도약의 원년을 만들고자 함

○ 또한 원전분야에서는 맞춤형 마케팅을 통한 원전2기 수출, UAE원전 목표공정 조기달성으로 안정적인 사업관리와 수익의 극대화, UAE원전 운영사업 참여로 원전IPP 사업의 수익모델 정립 등을 목표로 하고 있음

□ 김중겸 사장은 사업계획 발표가 끝난 후 총평에서 대외 여건이 악화되더라도 기필코 흑자를 달성해야만 국가와 국민으로부터 KEPCO가 인정 받을 수 있음을 강조하며 국내외 사업분야에서 임직원 모두가 총력을 다해 줄 것을 당부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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