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년 노점상을 운영한 한씨는 지난 17일 서울 동대문구 지하철 1호선 회기역 앞 출구에서 무료시식회를 열었다. ⓒ사진=성세희 기자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앞을 지키던 한씨 포장마차는 지난달 11일 오전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로 순식간에 사라졌다. 한씨 노점 근처에서 10년째 노점을 함께 운영하던 이모씨(56)는 "소방서는 (한씨 포장마차) 재산피해액수를 150만원으로 추산했지만 실질적으로 3㎡짜리 포장마차를 만들려면 300만원 이상 든다"며 "지난 화재로 한씨 외에도 노점상 세 곳이 피해를 입었으니 다시 복원하려면 집기류 등 1000만원 넘게 든다"고 말했다.
한씨가 당장 장사를 하지 못하자 생계가 곤란해졌다. 게다가 동대문구청이 불탄 노점상 자리에 화단을 심겠다고 나서면서 상황은 심각해졌다. 다시 포장마차를 지으려면 최소 300만원 이상 필요했지만 한 푼도 없던 한씨는 폐지를 줍기 시작했다.
한씨를 비롯해 화마가 삼킨 포장마차는 주변의 도움으로 다시 복구할 수 있었다. 그는 하루에 폐지를 주워 모은 돈과 전국노점상총연합 등 주변 도움을 받아 돈을 마련할 수 있었다. 고마운 마음에 지난 17일 무료시식회를 열었다.
한씨는 "그동안 언제 구청에서 들이닥칠지 몰라 불안했는데 노점상 구색이 갖춰지니 발 뻗고 자겠다"며 "새벽에는 돼지와 말이 나오는 꿈을 꿨는데 돈 많이 벌고 부자 될 꿈같다"며 활짝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