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청소년의 카톡질 횟수를 제한하라"

머니투데이 신혜선 정보미디어부 부장 2012.02.0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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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청소년의 카톡질 횟수를 제한하라"


미안하게 됐다. 애꿎은 '카톡'을 희생양으로 삼아볼 작정이다. 나에겐 게임보다 당장 카톡이 더 유해하다. 왜? 우리 초딩 꼬마가 어느날 갖게 된 아이팟으로 '카톡질'에 여념이 없다. 친구의 카톡을 '씹으면' 위험하다고 변명까지 한다. 선배가 보낸 카톡을 씹는 건 더더욱 위험하다 왜? '찍히니까.' 내겐 '앵그리버드'보다 '메이플스토리'보다 카톡이 더 유해하다. 그러니 정부는 카카오가 청소년들을 연령별로 문자 회수를 제한하도록 조치하는 게 타당하다.

자, 이번엔 고용노동부장관 차례다. 김황식 국무총리께서 학교폭력근절 대책을 발표하면서 '아버지 가정교육 강화 캠페인'을 언급했다. 남은 건 실현방법이다. '너무 바쁘거나 너무 피곤한, 혹은 너무 게으른' 우리 아버지들을 위해 정부가 나서야 한다.



고용노동부장관은 즉각 제도화해야한다. '자녀를 둔 직장인 몇 이상인 기업은 매주 최소 1회는 의무적으로 정시 퇴근을 강제로 시켜야 하다. 또 다른 1회는 자녀와 대화하는 법에 대해 교육을 시켜야한다.' 안하면 기업에게 벌금을 물리는 제재조치를 해야한다.

작년 12월 어린 중학생이 친구들의 폭력에 시달리다 못해 죽음을 택한 사건이 대한민국을 들끓게 했다. 뉴스를 접하고 가해 학생들의 폭력 행위에 입을 다물수 없었다. 공개된 그 아이의 유서를 읽던 아침, 쏟아지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그렇게 드러난 학교폭력 문제에 대해 정부가 6일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을 내놨다. 여기에는 4가지 직접대책 외에 3가지 '근본대책'이 포함됐다.

근본대책은 '교육전반에 걸쳐 인성교육을 실천하고, 가정과 사회의 역할을 강화하며, 게임 및 인터넷 중독 등 유해요인에 대한 대책을 만들어 학교폭력을 근절해야한다'는 게 골자다. 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왠지 공허하다. 그리고 한숨마저 나온다.

인성교육을 어떻게 무엇으로 강화하느냐 말이다. 그러다보니 근본 대책의 마지막 항목인 게임 규제에 모든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지 않나싶다. 부모가 어찌 할 수 없으니 정부가 나서서라도 강제적으로라도 해달라는 그런 절박한 심정이겠다.


하지만 정부의 해법이 과연 정답일까. 국가가 청소년들의 게임 시간을 정하겠다니. 이미 법으로 '강제적 셧다운제(자정부터 새벽 6시까지 청소년 게임접속 금지)'를 시행했으니 법으로 추가 제한하기 어렵다. 정부도 안다. 그러니 게임업계가 스스로 나서라고 압박하고 목을 죄는 형국이다. 물론 전제가 필요하다. '학교폭력 주범=게임=유해산업=강력한 규제'라는 등식이 성립되는 까닭이다.

하지만 해법이 아닌 것을 해법이라고 해놓고 한숨 돌리는 모습이야말로 무책임하다. 우리 아이들의 현실을 보자. 손에는 닌텐도와 아이팟과 피처폰, 스마트폰이 있다. 정부는 이중 삼중 규제하지만 게임에 빠질 수 있는 길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이런 조건은 외면한 채 애꿎은 게임산업을 코너로 몬다. 앞서 말했듯 개인적으로는 게임보다 '카톡'이 더 무섭고, 청소년들을 벌거벗기다시피 해 삼촌과 누나들을 위해 춤을 추게 하는 게 자랑스러운 일처럼 조장하는 어른들과 미디어가 더 무섭다.

우리 아이들은 유치원 시절 닌텐도를 갖고 놀고, 초등학생이 되면 학급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그날의 숙제를 확인한다. 파워포인트로 숙제하고, 선생님께 우편으로 편지를 보내는 대신 이메일을 보내고, 문자와 카톡으로 안부를 전한다. 그리고 EBS 강의를 인터넷으로 듣는다. 그렇게 공부해 성장한 청소년들이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디자인을 전공해 게임업계에 취업한다.

힘들고 더디더라도 아이들이 깨닫고 극복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규제에 길들여 자라난 지금 어른들이 만든 사회가 현주소다. 모든 청소년들을 게임중독에 빠질 위험이 있는, 학교폭력의 가해자가 될 수 있는 예비 범법자로 취급하는 것이 옳은 것은 아니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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