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액 전액기부 선언, 서정진式 사회공헌 모델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2011.12.29 17:11
글자크기

셀트리온헬스케어 "회사는 소유하되 이익은 가져가지 않는다" 신념 실천

↑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셀트리온헬스케어 보유 주식에 대한 배당금을 모두 사회에 환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임성균 tjdrbs23@↑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셀트리온헬스케어 보유 주식에 대한 배당금을 모두 사회에 환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임성균 tjdrbs23@


서정진 셀트리온 (192,700원 ▲1,700 +0.89%) 회장(사진)이 '회사는 소유하되 이익은 가져가지 않겠다'는 신념을 행동에 옮기기로 했다.

서 회장은 지난 27일 인천 송도 본사에서 주주들과 간담회에서 "제가 보유한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에 대한 모든 배당수익을 사회에 환원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를 대외에 천명하고 실천하기 위해 자사 홈페이지에 이같은 내용을 29일 공개했다.



앞으로 서 회장 몫으로 나올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배당금은 셀트리온복지재단에 전액 기부돼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사용된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이 개발하는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의 전세계 판권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이 회사의 대주주는 서 회장이고 JP모건과 테마섹도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비상장 기업으로 서회장이 50%, 테마섹이 10%, JP모건이 30% 기타 10% 정도의 지분율로 추정되며, 회사의 가치는 8500억원 정도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지난해 매출액은 973억원, 영업이익은 223억원이었다. 내년부터 레미케이드(관절염치료제)와 허셉틴(유방암치료제) 바이오시밀러 판매가 본격화되면 매출과 영업이익은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 아직까지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배당을 진행한 적은 없지만 앞으로 적잖은 배당이 이뤄질 전망이다.

자신에게 주어지는 배당금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은 서 회장이 오래 전부터 생각해 오던 사회 공헌 모델이다. 기업(셀트리온헬스케어)이 존속하게 되면 배당금도 지속적으로 나오게 될 것이고, 지속적인 사회공헌도 가능할 것이라는 것이 서 회장의 생각이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사례처럼 자신의 주식을 일정부분 복지재단에 출연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 경우 경영권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지분은 소유하면서 배당금은 사회에 환원하는 이 같은 모델은 사회공헌 방법을 고민하는 다른 기업의 경영인들도 참고해 볼만하다는 평가다.


셀트리온복지재단은 인천과 충청북도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돕게 될 전망이다. 구체적으로는 국가의 복지혜택을 잘 받지 못하는 차상위계층(최저생계비를 조금 웃도는 월소득을 올리는 신빈곤층)을 지원하게 될 전망이다.

특히 지역을 인천과 충청북도로 한정한 것은 지역에 기반해 얻은 소득을 지역과 나누는 향토기업의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서다. 인천에는 셀트리온 본사가 충청북도에는 셀트리온제약이 있다. 서 회장은 자신의 사례처럼 각 지역에 위치한 회사들이 해당 지역에 대한 사회공헌에 나설 경우 사회 양극화 문제가 어느 정도 완화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 회장 개인뿐만 아니라 셀트리온도 활발하게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 2006년 다국적 제약사인 BMS의 관절염치료제를 위탁생산하면서 올린 첫 매출 15억원으로 `셀트리온 복지재단'을 설립했고, 매년 수억원씩이 재단을 지원하고 있다.

서 회장이 보유한 지분가치는 1조원이 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그가 보유 주식을 매각하지 않는 한 서 회장이 버는 돈은 월급을 제외하고는 미미할 것으로 평가된다. 자신의 이익을 흔쾌히 포기한 서 회장의 새로운 사회공헌 모델이 앞으로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기대된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