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분양가' 경쟁 나선 건설사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2011.12.21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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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유 기자의 부동산WHY]당초 계획 급변경…주변시세보다 싼 값 분양 잇따라

'착한 분양가' 경쟁 나선 건설사


 수도권 신규분양 아파트들의 분양가 인하가 경쟁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주변 시세보다 낮은 '착한 분양가'를 마케팅 전략으로 내세운 아파트가 있는가 하면 재개발·재건축조합을 설득해 당초 계획보다 분양가를 낮춰 나온 단지도 있다.

 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두산건설이 서울 동대문구 전농·답십리뉴타운에서 선보이는 '답십리 래미안 위브'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1550만원선이다.



답십리16구역을 재개발한 이 단지의 당초 분양 예정가는 3.3㎡당 1680만원선. 분양률을 높이기 위해 시공사와 조합이 의견을 조율, 3.3㎡당 분양가를 130만원 낮췄다.

단지 인근에 들어선 신규입주 아파트의 시세가 3.3㎡당 1800만원 안팎인 만큼 신규아파트의 분양가가 3.3㎡당 250만원 정도 싼 것이다. 전용 59㎡의 경우 6000만원, 전용 84㎡는 8000만원 안팎의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GS건설, 현대산업개발, 삼성물산, 대림산업 4개 건설사가 공동시공하는 성동구 왕십리뉴타운 2구역 '텐즈힐'도 분양가를 낮췄다. 이 단지의 평균 분양가는 당초 3.3㎡당 2010만원선. 하지만 입주자 모집공고 직전에 3.3㎡당 1940만원으로 낮췄다.

할인폭은 크지 않지만 10년간 힘겹게 사업을 끌어온 '강성' 조합이 분양가 인하에 합의한 것만으로도 예상밖의 결과라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포스코건설은 인천 송도국제도시 국제업무지구에 짓는 '더샵 그린워크'의 분양가를 3.3㎡당 1199만원으로 책정해 수요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이는 송도지구의 6년 전 분양가보다 싼 것으로 '분양가는 계속 오른다'는 법칙을 과감히 깬 사례다.


주변 아파트 시세(3.3㎡당 1200만∼1300만원선)보다 낮아 추가 자금 없이 새 아파트로 갈아탈 수 있다는 점을 홍보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처럼 건설사와 재개발·재건축조합의 아파트 분양가 자체 인하 행진이 이어지는 것은 '아무리 입지나 품질이 좋아도 가격이 비싸면 수요자에게 외면받는다'는 시장논리가 확고히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자고나면 집값이 저절로 오르던 과거와 달리 집값 전망이 불투명해 분양가가 비싼 아파트는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수요자들 사이에서 확산되는 것도 한 요인이다.

강남, 서초, 위례 등 인기 지역에서 값싼 보금자리주택이 대거 공급되면서 적정 가격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것 역시 건설업체들의 분양가 인하 열기에 불을 지폈다.

'값비싼 악성 미분양아파트'라는 멍에를 쓰고 장기간 골머리를 앓느니 차라리 분양가를 낮춰 초기에 분양률을 끌어올리는 게 낫다는 계산법이 통용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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