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스마트'한 연어양식으로 한해 6조 수출"

머니투데이 소트라·오슬로·베르겐(노르웨이)=장시복 기자 2011.11.2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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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세계 최대 연어 수출국 노르웨이 양식장 둘러보니

"노르웨이, '스마트'한 연어양식으로 한해 6조 수출"


지난 23일 북해와 맞닿은 노르웨이 호르달란주 소트라시. 한 선착장을 떠나 보트를 타고 5분 정도 가다보니 축구장 2개 규모의 대형 가두리 양식장이 물에 둥둥 뜬 채 모습을 드러냈다.

사각형 모양의 철제그물로 나뉘어진 각각의 가두리 가운데로 물고기들이 힘차게 치솟아올랐다. 자동으로 공급되는 먹이를 먹으려는 모습이었다. 이곳에는 63만7000여 마리(총 3200톤)의 연어가 양식되고 있었다.



올 초 75g 무게로 들어왔던 새끼 연어들은 어느새 1.5kg 까지 자랐다. 이 연어들은 내년 크리스마스 시즌 전까지는 모두 시장에 선보이게 된다. 2년을 주기로 '물갈이'가 되는 셈이다.

이 양식장을 담당하고 있는 세계1위 연어 양식업체 마린하베스트의 할도르 슬토이씨는 "단 3명의 직원이 교대로 근무하지만 모니터를 통해 수온·염도 등을 체크할 수 있고 먹이까지 자동 공급할 수 있다"고 시스템을 설명했다.



노르웨이에서 생산되는 연어의 90% 이상은 양식으로 키워지는데 시스템은 날로 업그레이드 되고 있다. 최근엔 157m의 둘레를 가진 원형의 대형 양식장이 대세다. 마린하베스트의 할도르센 품질보장 이사는 "노르웨이 상업 양식업은 세계 최초로 1960년대 초반부터 시작됐는데 노르웨이 추운 바다는 수심이 깊고 흐름이 빨라 깨끗해 연어 양식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이렇듯 수산업은 노르웨이에서 석유·광물에 이은 '3대 수출 금맥'으로 꼽힐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노르웨이는 연어의 90% 이상을 140여개국으로 수출하는데 지난 한해 연어 한 품목으로 한화 6조원(313억 크로네)이 넘는 돈을 쓸어 모았다. 특히 자연산보다 지방산·오메가3 등이 풍부한 양식 연어의 가격이 높게 형성되다 보니 더욱 사업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다.

노르웨이 정부도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1946년 수산부를 최초로 설립한 국가도 노르웨이다. 수산 기술 개발 못지않게 중요시 하는 게 바로 위생안전 관리. 1300여 명의 국책 연구 인력이 식품 안전과 관련해 종사할 정도다. 노르웨이 양식 업계도 항생제 사용에 대한 불안이 일자 치어에 백신을 놓는 방식으로 대체했다. 현재 항생제 사용률은 0.003% 이하로 사실상 사용을 멈춘 셈이다. '고급화'와 '윤리'를 위해 연어를 도살하기 전에 마취제를 쓸 정도로 신경을 쓴다.
"노르웨이, '스마트'한 연어양식으로 한해 6조 수출"
노르웨이 해양수산부의 이바 헬박 수석 고문은 "노르웨이 수산물은 전세계에서 매일 3700만 인분의 식사에 쓰일 정도로 비중이 높아 안전과 품질을 가장 신경 쓴다"며 "당장보다는 미래에 지속적 공급이 가능한 지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양식 시기와 양까지 정부가 통제한다"고 설명했다. 노르웨이 수산 식품 당국은 '투명성'과 '독립성'을 끊임없이 강조했다. 아문드 매지 노르웨이 국립 영양·수산물연구소 디렉터는 "정부의 지원을 받지만 연구 결과에 대해선 일체 정부로 부터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모든 단계별로 전사적인 모니터링이 이뤄지고 이 조사 결과들이 모두 인터넷 홈페이지(www.nifes.no)를 통해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 한다"고 말했다.


부경대 장영수 교수(해양산업경영학)는 "원료부터 가공식품까지 모든 단계를 한 기관에서 총괄해 조사하는 점은 우리도 참고해 볼 만 하다"고 말했다.
"노르웨이, '스마트'한 연어양식으로 한해 6조 수출"
노르웨이는 매년 수출량이 늘고 있는 한국 시장에도 주목하고 있다. 한국의 소비 수준이 높아지면서 '연어 맛'을 느끼기 시작했다는 판단이다. 노르웨이 수산물수출위원회(NSEC) 한국·일본 담당 헨릭 앤더슨 이사는 "한국의 시장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냉장 연어 수출 확대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며 "현재 이마트와 수출 계약을 맺고 있는 2위 연어 양식업체 르로이의 경우 한국인 입맛에 맞는 훈제연어 등을 개발하고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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