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걸었던 카다피 '사살됐나'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11.10.21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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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포될 때 스스로 걸었지만 시신에 치명적 총상

리비아를 42년간 철권 통치했던 무아마르 카다피는 나토(NATO)군의 공습에 부상을 입고 사망한 것일까, 체포된 뒤 성난 반군들의 총에 최후를 맞은 것일까.

카다피 최후의 순간에 대해 정확한 사실이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부상 악화설과 사살설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고 리비아 현지 언론과 영국 가디언 등이 전했다.



확실한 것은 그가 반군에 체포될 당시만 해도 스스로 걸을 수 있었다는 점이다.

부상 악화로 숨져?= 유력한 목격담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카다피는 고향 시르테에서 멀리 떨어진 어느 도로의 배수구에 숨어 있다가 한 때 자신이 "쥐새끼들"이라고 불렀던 반군과 마주쳤다.



트리폴리 포스트에 따르면 지난 19일에 한 차례 시르테 탈출을 시도했으나 폭격에 발이 묶여 시르테로 돌아와야 했다. 20일에 재차 탈출을 시도했지만 폭격을 피하지 못하고 부상도 당한 상태였다.

현장에 있었던 반군 이브라힘 마주브에 따르면 카다피는 한 농장을 탈출해 도로 옆 배수 구멍에 몸을 숨긴 상태였다. 반군이 가까이 오자 배수구에 있던 카다피 경호원이 녹색 깃발을 흔들며 "나의 상관(카다피)이 여기 있다"고 말했다.

잠시 후 카다피 본인이 "무슨 일인가"라고 말하며 배수구 밖으로 나왔다. 이때만 해도 카다피는 스스로 움직일 수 있었던 셈이다. 카다피는 검은 권총을 들고 있었지만 반군들은 손으로 카다피를 붙잡았다.


현지 알 수무드 TV에는 양 옆에 반군들의 부축을 받아 힘겹게 걸음을 옮기는 카다피의 모습이 보였다. 그의 얼굴 왼쪽 눈 주변은 피로 얼룩져 있었다. 그는 이내 반군의 노란색 트럭으로 올려졌다.

총상 여러 곳..반군 사살설= 미스터리는 이 때부터다. 일각에선 그가 이미 입은 부상 때문에 자연스레 사망까지 이르렀다고 주장한다. 반군이 사살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체포될 때만 해도 살아있던 사람이 반군의 트럭에 옮겨진 뒤엔 사망한 모습이 공개됐다는 점에서 의문도 제기된다. 사망한 카다피는 왼쪽 관자놀이, 머리 정면, 목 근처에도 총상을 입었다. 병원에서 그의 시신을 봤던 의사들은 가슴에도 총상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 정도 부상을 입고 스스로 걸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가디언은 익명의 리비아 과도국가위원회(NTC) 관계자와 반군 인터뷰를 볼 때 카다피가 체포된 뒤 9mm 권총에 맞아 사망했음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카다피가 NTC 군에 체포되면서 입은 부상으로 사망했다고 전했다.

카다피의 시신은 보안을 우려해 리비아의 또 다른 도시 미스라타의 비밀 장소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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