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잃은 日 조종사들, 한국행 러시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2011.09.07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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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사 부족한 국내 항공업계, JAL 출신 대거 채용

일자리 잃은 日 조종사들, 한국행 러시


일본 항공기 조종사들이 한국에 몰려오고 있다. 국내 항공사들이 조종사 부족 사태를 겪고 있는 가운데 일본항공(JAL) 조종사들이 회사 파산 후 일자리를 찾아 나선 결과다.

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22,550원 ▼50 -0.22%)은 JAL 출신 조종사 채용을 검토 중이다. 정확한 채용 규모는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대한항공 내부에선 90명에 이를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채용이 현실화하는 경우 전체 외국인 조종사 397명의 23%에 달한다는 규모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JAL에서 자사 소속 조종사를 채용해달라는 요청을 받긴 했다"며 "이들을 채용할지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증가하는 항공기 수에 비해 조종사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공급 인력 자체가 부족한데다 중국 항공사들이 조종사들을 경쟁적으로 빼가고 있어 저비용항공사(LCC)의 조종사를 채용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9,770원 ▲280 +2.95%)은 이미 지난해 11월 일본인 조종사 15명을 파견형식으로 채용해 운항을 시작했다. 모두 JAL 소속이다. 아시아나는 JAL의 경쟁사였던 아나(ANA)항공과 코드쉐어를 하고 있지만 JAL이 구조조정을 단행해 조종사가 시장에 한꺼번에 나오면서 이들을 채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도 지난해 JAL 출신 조종사 2명을 채용했다. 이들은 최근 운항에 들어갔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조종사가 부족한 데 마침 JAL 소속 조종사가 수급에 도움을 주고 있어 기회가 있다면 이들을 더 채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인 조종사는 그동안 국내 항공사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웠다. 급여 수준이 일본에 비해 낮고 한국 항공사 수준을 낮게 봐왔기 때문이다.

채용하는 쪽도 마음이 편한 건 아니다. 근본적으로 파견 형식의 외국인 조종사 채용에 앞으로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될 수 있어서다. 고용노동부는 최근 대한항공의 외국인 조종사를 불법파견으로 결론 내리고 지난달 말 검찰에 기소의견을 전달했다.



항공업계는 검찰 기소 이후 법원으로부터 불법파견 결정이 나올 경우 조종사 수급에 상당한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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