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리먼 유령의 부활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2011.08.24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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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특히 프랑스 주요 은행의 유동성이 시급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데 유로존 위기가 지금보다 더 악화되면 글로벌 증시의 하락폭이 확대될 것이고 바로 그 때가 매수 시점이 될 것"

[기자수첩]리먼 유령의 부활


최근 만난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국 증시의 유난한 급락에도 불구하고 연기금의 움직임이 적극적이지 않은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코스피가 2000대에서 속절없이 1700대로 추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연기금의 적극적인 자금투입은 없었다. 한국과 같은 수출중심형 경제, 대만이 지난 9일 노동연금기금, 공무원연금 등 4개 기금을 동원, 주식 매수에 나서며 증시를 부양했던 것과는 다른 모양새다. 한마디로 더 '센 놈'이 아직도 남았다는 얘기다.

최근 글로벌 증시에서는 2008년 리먼 브라더스의 유령이 되살아 나고 있다.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걱정을 낳고 걱정이 자본시장을 냉각시켜 다시 우려를 현실화시키는 악순환이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



그 중심에는 가파른 단기 금리 상승에 처해있는 유럽 은행들이 있다.

금융전문 리서치 회사 '키프 브뤼엣 우즈' 통계에 따르면 프랑스 소시에떼 제너럴의 대출은 예금의 1.2배이며 브뤼셀 소재은행 덱시아의 대출규모는 전체 예금의 2.5배에 달한다. 미국 JP모간이 예치금의 3분의 2를 대출로 사용하는 것과는 큰 차이다.

유럽 재정적자 지속으로 단기 금리가 급등하면서 유럽 은행의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실제로 며칠새 유럽 미국의 금융주는 이 같은 우려를 주가하락으로 드러냈다.


문제는 이를 해결할 한방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유럽 제1의 경제대국인 독일이 유로본드에 찬성한다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지만 정치적 부담은 물론 불가피하게 국채금리 상승을 지켜봐야 하는 독일로서는 피하고 싶은 주제다.



또 26일(현지시간) 예정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잭슨홀 컨퍼런스에서도 벤 버냉키 의장이 월가의 기대에 부합하는 추가 양적완화(QE3)를 내놓을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러니 어수선한 글로벌 투자환경의 정상화는 난망이다. '쌀 때 사두자'는 학습효과보다 깊은 신중함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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