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빠진 제약-기펴는 바이오, 무게중심 이동 본격화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2011.08.23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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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제약 약가인하정책 직격탄…바이오 성과 나올 시기 다가와

전통 제약업에서 바이오산업으로 국내 헬스케어산업 무게중심의 이동이 가속화될 조짐이다. 헬스케어산업에서 바이오산업의 급부상은 세계적인 추세지만 우리나라는 이 같은 흐름에서 소외돼 왔다.

하지만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 등 바이오의약품들이 상업화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국내 바이오산업의 성장이 빨리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기존 제약산업에 대해 강력한 약가인하 정책을 펴고 있어 제약산업의 성장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업력이 100년이 넘는 국내 제약업이 10년 남짓한 역사에 불과한 바이오산업에 헬스케어산업의 주도권을 뺏길 위기에 처한 셈이다.



23일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바이오의약품의 세계시장규모는 2008년 1080억달러에서 2015년 2880억달러로 연간 15%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면 전통합성의약품 시장규모는 2008년 6620억달러에서 2015년 8200억달러로 연간 성장률이 3.1%에 머물 전망이다.

이 같은 흐름은 국내시장에서도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최근 약값을 평균 17%의 일괄 인하하는 초강수를 들고 나왔다. 건강보험 재정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정부의 정책에 따라 기존 화학물의약품 시장은 일정 수준이상 성장하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국내 일부 바이오회사들이 연구단계에서 상업화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가장 관심이 높은 분야는 항체의약품의 바이오시밀러다. 2012년 이후에는 주요 항체의약품의 특허만료가 시작돼 항체바이오시밀러 시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항체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2012년에 10억달러에서 2019년에 133억달러로 연평균 44.7%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셀트리온 (201,500원 0.00%)은 항체바이오시밀러 분에야서는 세계 최초로 허셉틴(유방암치료제), 레미케이드(류마티스관절염치료제)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이다. 현재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는데 상업화 여부는 11월쯤에는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삼성바이오로직스, 한화케미칼 (23,250원 ▼600 -2.52%), LG생명과학 (67,500원 ▲500 +0.8%) 등도 항체 바이오시밀러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김지현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대기업 뿐 아니라 다국적제약사들도 바이오시밀러에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며 "이는 바이오시밀러 사업의 성장성을 객관적으로 인정받은 것으로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정부가 국내 헬스케어 산업의 R&D를 강화하는데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 어느 정도 성과가 나오게 되면 정부의 바이오분야에 대한 지원정책은 더 우호적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줄기세포치료제에서도 성과가 나오고 있다. 지난 7월 에프씨비투웰브 (5,520원 ▲90 +1.66%)가 세포치료제 상업화 승인을 받았고, 메디포스트 (5,940원 ▼10 -0.17%)는 줄기세포를 이용한 연골재생치료제의 품목허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또 차바이오앤 (17,550원 ▲160 +0.92%)은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스타가르트병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해외의 경우 합성의약품의 퇴조와 바이오의약품의 약진은 이미 추세로 굳어지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매출 상위 10개 의약품 중 5개가 바이오의약품이었다. 미국 의약품조사기관 파마라이브에 따르면 존슨앤존슨의 류미티스관절염치료제 레미케이드의 2010년 전세계 매출은 80억6400만달러로 전년도 72억달러 보다 12% 이상 증가했다. 이는 전체 의약품 중 매출 3위로 전년도보다 한 계단 상승한 것이다.



애보트의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휴미라의 매출은 2009년 9위에서 지난해 6위로 뛰어올랐다. 로슈의 항암제 아바스틴과 리툭산은 각각 7위와 8위를 유지했다.

바이오의약품들의 매출이 증가하는 것과 반대로 리피토, 플라빅스, 디오반 등 화학물의약품들은 매출이 정체되거나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최종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치료제 대비 효능이 뛰어나고 부작용이 적은 바이오의약품의 시장 증가는 당연한 결과"라며 "기존 치료제의 한계점을 바이오의약품으로 극복하려는 노력도 계속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시아를 비롯한 남미 등 신흥 성장 국가들에서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는 것도 바이오의약품이 성장하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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