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약가인하 폭탄…제약사 타격 불가피"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2011.08.16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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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하락 노력 없으면 영업적자도 못 면해" 분석도

지난 12일 정부가 내년부터 건강보험 적용을 받는 의약품의 가격을 최대 33% 인하하는 방안을 발표하고 내년 1월 중으로 이를 추진하기로 했다.

증권업계는 정부의 약가 인하정책으로 제약업의 영업환경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번 약가인하 정책은 기존의 조건성 정책과 달리 약가산정 방식 자체를 변경함으로써 거의 모든 의약품에 대해 20% 내외의 약가인하를 단행한다는 점에서 그 여파가 클 것이라는 것이 증권사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정부는 이번 정책으로 연간 건강보험 지출액 1조5000억원, 국민 약값 부담액 6000억원 등 총 2조1000억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곧 제약사들의 매출감소를 의미한다.



교보증권은 16일 보고서를 통해 새 약가산정방법으로 제네릭(복제약) 품목을 기준으로 매출액의 20% 내외의 약가인하가 예상되며, 제약사들이 평균적으로 15~20%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어 원가를 낮추지 못하면 영업적자를 면치 못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염동연 교보증권 연구원은 "국내제약사들의 제네릭 비중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장기 성장성 둔화 국면이 나타날 수 있다"며 "제약사들의 실적 불확실성에 대한 증가와 주가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평가했다.

미래에셋증권도 우려했던 약가제도 개편안이 확정됨에 따라 제약업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조정했다.


신지원 연구원은 "제약사들의 추세적 저성장 기조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규제에 억눌린 업황 분위기가 반전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다만 "연구개발이 많은 제약기업은 우려하는 수준의 큰 폭의 약가 인하 대상 기업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있다"며 "상대적으로 방어막 형성이 가능한 동아제약, 한미약품에 대한 관심은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오리지널과 제네릭이 동일한 가격으로 팔리게 될 가능성이 높아 오리지널과 제네릭의 사용량 패턴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정보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의사 입장에서는 같은 가격이라면 굳이 제네릭을 처방할 이유가 없게 된다"며 "오리지널약의 처방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대신증권은 이번 제도 개편안이 고시되고 시행이 확정되면 제약산업에 대한 투자의견을 조정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일부에서는 새로운 약가정책이 도입되더라도 시장의 우려와 다르게 영업이익률 급감은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김태희 동부증권 연구원은 "현행 약가산정 방식에서 약가를 늦게 등재한 의약품의 약가는 오리지널약의 55% 수준"이라며 "이는 오리지널 약값의 53.55%까지 낮추기로 한 새 약가 하한선보다 2.8%포인트 높은 정도"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새 약가제도로 영업이익의 절대 금액은 감소하겠지만 수익성 훼손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제약사의 매출액 대비 판관비율이 평균 40%에 달하기 때문에 비용을 통제할 여지가 크다"고 덧붙였다.



한편 복지부는 지난 12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약가산정 방식 개편과 혁신형 제약기업 중심의 특성화 지원방안 등을 골자로 하는 내용으로 하는 '약가제도 개편 및 제약산업 선진화' 방안을 마련 내년 1월중으로 추진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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