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대책 일주일…"아파트값만 더 내렸다"

머니투데이 전예진 기자 2011.05.08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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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자" 주문만 이어질 뿐, 매수 관망세 더 커져

↑ 썰렁한 강남구 대치동 부동산 중개업소 전경 ⓒ이명근 기자↑ 썰렁한 강남구 대치동 부동산 중개업소 전경 ⓒ이명근 기자


"팔자는 주문만 있고 거래는 한 건도 못했습니다."(서울 송파구 잠실동 L공인 관계자)

5·1대책 이후 한주가 지났지만 침체된 수도권 부동산시장은 좀처럼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양도소득세 비과세 요건이 완화된 지역에선 간간히 매물이 출시됐지만 거래로 이어지지 못했다. 징검다리 연휴까지 겹쳐 부동산 중개업소는 개점휴업 상태다.

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서울에서 체결된 거래건수는 약 40건으로 집계됐다. 강남구가 6건으로 가장 많았고 송파구는 단 한건도 없었다. 아직 신고를 마치지 못한 계약건수를 감안하더라도 전달의 2%에 불과한 수치다.



특히 5·1대책의 수혜 대상으로 꼽혔던 재건축아파트는 오히려 관망세가 짙어졌다. 매도자들은 경기회복 기대감에 호가를 올리는 반면 매수자들은 추가하락과 매물 출시 기대감에 움직이지 않고 있어서다.

강남구 대치동 A공인 관계자는 "양도세 비과세 요건이 완화되면서 처분하려는 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매수자들이 급매물이 아니면 선뜻 움직이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양도세 비과세 2년 거주요건이 사라지는 과천과 일산·분당 등 1기 신도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고양시 마두동 B공인 관계자는 "백마벽산 전용 101㎡의 경우 지난달보다 1000만원 내렸지만 팔리지 않고 있다"며 "기존 계약자들이 양도세 비과세 소급적용 가능 여부를 물어보거나 집주인들의 매도시점 문의가 전부이고 실제 거래 전무하다"고 설명했다.

5·1대책 일주일…"아파트값만 더 내렸다"
거래가 끊기면서 수도권 아파트값은 하향 안정세로 접어들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아파트값은 0.03% 떨어지면서 5주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재건축아파트가 0.14% 떨어지면서 하락폭이 깊어졌다.


송파구 가락동 가락시영1차 전용 56㎡는 종 상향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시세보다 1000만~1500만원 떨어진 6억2000만원에 매물이 나왔다.

이같은 현상은 외곽지역까지 확산되고 있다. 신도시와 경기·인천 아파트값도 0.01%씩 하락해 각각 3주, 2주 연속 약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5·1대책 발표에도 아파트값이 추가 하락한 데 대해 잦은 대책으로 인한 부작용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장재현 부동산뱅크 팀장은 "올들어 네번째 대책으로 이미 규제완화에 무감각해진 상태"라며 "가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지다보니 대책을 내놓아도 매수세를 자극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부동산114가 최근 수도권 거주자 약 8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6개월 안에 집을 사겠다고 한 응답자가 17.9%로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3분기 이후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규정 부동산114 본부장은 "상반기까지는 거래 관망과 가격 약보합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주택자금지원제도를 확대하고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완화하는 등 금융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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