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다 깊이따라 다른 '일곱빛깔 파랑'
- 지구에서 가장 깊은 1만900m 해구도
- 80m 높이 깎아지른 비경 '만세절벽'
- 마나가히섬에선 스노쿨링 스릴 만끽
사이판 최북단에 있는 80m 높이의 '만세절벽(Banzai Cliff)'. 태평양의 파도는 전쟁의 상흔을 씻어 내려는 듯 잔인하도록 아름다운 만세절벽을 끊임없이 두드린다.
'만세절벽(Banzai Cliff)'.
서태평양 한복판에 위치한 북 마리아나제도 동쪽에는 지구에서 가장 깊은 1만900m의 해구가 길이 2550km, 너비 69km로 기다랗게 뻗어있다. 마리아나 해구의 깊이는 상상을 초월한다.
크고 작은 40여개의 섬이 있는 이곳, 북 마리아나제도에서 가장 큰 섬이 사이판이다. 사이판의 큰 매력 중 하나는 바다 색깔. 산호가 만들어 놓은 천연 방파제가 태평양 근해를 연둣빛에 가까운 옥색으로 물들이고 수심과 바닥에 따라 농도와 채도가 달라지는 바다 색깔은 모니터 배경화면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사이판은 3박4일도 아쉬울 만큼 다양한 볼거리, 오락거리를 지니고 있다. 가장 먼저 향한 곳은 사이판 최북단에 있는 80m 높이의 '만세절벽(Banzai Cliff)'. 깎아지른 절벽이 비경을 한껏 뽐내지만 2차 세계대전 당시의 상흔이 처절하다.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군 최후사령부가 있던 자리에는 당시 사용했던 무기들이 치열했던 격전의 현장을 그대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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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세절벽 부근에 있는 '새 섬(Bird Island)'. 섬 주변으로 치는 파도가 마치 새가 날갯짓을 하는 것 같은 모양이어서 버드 아일랜드라고 불린다.
전 세계 다이버들의 로망인 사이판 최고의 다이빙 포인트 '그로토(Grotto)'. 동굴 안에 반사되는 물빛이 그림이다.
사이판의 진주로 불리는 마나가하 섬은 '잠시 쉬어가는 곳'이라는 뜻을 지녔지만, '필히' 쉬어가야 할 곳이다.
사이판의 진주로 불리는 마나가하 섬은 '잠시 쉬어가는 곳'이라는 뜻을 지녔지만, '필히' 쉬어가야 할 곳이다. 풍경만 바라보는 여행이라면 금방 식상해질 터. 이곳에서 푸른 바다를 직접 느껴본 사람은 안다.
마나가하가 사이판의 숨은 보석들을 얼마나 많이 품고 있는지 말이다. 마나가하 섬에는 중간 중간 스노클링 포인트가 있는데, 코스마다 다른 재미가 있다. 인기 있는 곳은 진입로 반대 방향의 산호 군락 포인트. 수 백 마리가 넘는 열대어가 스물 스물 유영하는 물속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이 외에도 수면에서 약 40m 떠서 하늘과 바다의 푸른 유혹에 흠뻑 취할 수 있는 패러세일링, 바나나보트와 스쿠버다이빙 등 다양한 수상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수심이 얕아 바다 속이 훤히 다 들여다보이고 파도가 적어 가족단위 휴양지로 제격이다.
◇깨고 싶지 않은 즐거운 꿈…"천국이 여기에"
선셋 디너 크루즈에서 바라본 석양. 벌겋게 달궈진 태양이 반원을 그린 수평선에 내려앉으면 바다는 어느새 붉은빛 그라데이션으로 다시 치장한다.
매주 목요일에는 사이판 중심가인 가라판에 '스트릿 마켓(야시장)'이 들어선다. 기념품과 특산물은 물론 아시아 전역 음식을 파는 난전이 펼쳐진다.
가라판 야시장의 원주민 공연.
해질 무렵 출항하는 '선셋 디너 크루즈'는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의 백미다. 요트 위에서 해지는 모습을 바라보는 경험은 단연 최고. 벌겋게 달궈진 태양이 반원을 그린 수평선에 내려앉으면 바다는 어느새 붉은빛 그라데이션으로 다시 치장한다.
원주민인 차모르식 바비큐에 맥주 한 캔 들고 사이판의 '엘비스 프레슬리' 미스터 로저가 부르는 친숙한 팝송과 한국가요에 귀를 기울인다. 절로 어깨춤이 나오면서 내뱉는 탄성. "아~ 천국이 따로 없구나."
각종 기암괴석과 거친 파도가 밀려와 부서지는 '제프리스 비치(Jeffrey′s Beach)'도 빼놓을 수 없다. 사람의 옆얼굴을 닮았다는 바위 절벽이 이곳의 대표적 볼거리. 사진을 찍어놓고 보니 영락없는 사람의 옆모습이다.
굽은 수평선을 향해 입을 떡 벌리고 있는 악어 바위와 고릴라 바위, 초가집 바위 등도 퍽 재미있다. 매주 목요일 사이판 중심가인 가라판에서 열리는 '스트릿 마켓(야시장)'도 흥미롭다. 사이판 기념품과 특산물은 물론 한국 일본 태국 중국 등 아시아 지역 음식을 파는 난전이 펼쳐지는데 싸고 맛있다.
잔인하도록 아름다운 천국의 바다, 짧은 시간 동안 소중한 보석 같은 추억을 만나게 해준 친절한 만남의 주선자여. 아디오스 에스타 아구파 사이판(Adios! Esta agupa. Saipan, 안녕! 또 만나요. 사이판).
취재협조 : 사이판 월드리조트(02)729-5937, 마리아나관광청 한국사무소(02)777-3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