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부토건·대주단 '꼬인 협상', 동양건설도 법정관리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11.04.15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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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더 어렵게 됐다".

삼부토건에 이어 동양건설 (0원 %)산업마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금융권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 하고 있다. 대주단이 삼부토건과 서울 내곡동 헌인마을 프로젝트파이낸싱(PF) 도시개발사업 대출 만기연장 및 추가 대출 여부를 두고 협상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공동 시공사인 동양건설마저 '법원행'이란 극단적 선택을 했기 때문이다.

대주단 고위 관계자는 15일 "오늘 오전 동양건설이 법정관리 신청 계획을 알려왔고 삼부토건 법정관리 철회 협상을 진행 중인만큼 조금 더 기다려달라고 요청했지만 결과가 이렇게 됐다"며 "상황이 더 꼬였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동양건설의 법원행은 삼부토건의 법정관리 신청 이후 금융권 거래계좌가 동결되고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되는 등 정상적인 기업 활동이 어려워진 탓이다. 특히 삼부토건과 대주단 협상이 양측의 입장차로 평행선을 달리면서 법정관리라는 극단적 선택을 한 것 같다는 게 금융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대주단 관계자는 "삼부토건은 대출 만기 연장을 위해 담보를 제공할 수 있지만 사업 파트너인 동양건설 채무에 대해선 같은 담보로 연대보증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며 "담보 가치도 서로 평가를 달리해 협상이 여의치 않다"고 말했다.



삼부토건은 대주단에 헌인마을 PF 대출 만기 연장과 함께 8000억원 이상의 기업어음(CP) 상환 자금과 운영자금 추가 대출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 서울 강남의 라마다르네상스를 담보로 제공하겠다고 밝힌 상태지만 동양건설 채무에 대한 담보 제공은 여전히 어렵다는 입장이다.

담보 가치를 두고서도 양측의 입장이 서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대주단 관계자는 "삼부토건은 르네상스호텔의 담보 가치가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하지만 금융권에선 8000억원 정도로 보고 있고 세금을 제하면 5~6000억원의 가치밖에 안 된다"며 "담보 이상의 자금을 지원하긴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채권 금융회사들간 복잡한 이해 관계도 상황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일단 헌인마을 대주단에 속한 은행들과 2금융권의 생각이 다르다. 대주단 관계자는 "헌인마을 ABCP를 발행한 증권사들은 배임 문제로 인해 개인투자자들에게 판 어음 대납이 어렵다는 입장"이라며 "대주단 내 의견을 모으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대주단에 속한 금융회사들과 삼부토건에 일반 여신을 빌려준 금융회사들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 있다. 삼부토건이 헌인마을 사업 지속을 위해 담보를 제공할 경우 일반 여신이나 채권에 대해서도 담보를 잡아야 한다는 게 대주단 외 채권 금융회사들의 입장이다.

대주단 관계자는 "다음 주 삼부토건, 동양건설과 함께 법정관리 철회와 자금 지원 조건 등에 대한 재협상에 나설 계획이지만 상황이 복잡하게 꼬여 있어 기업 정상화를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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