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배당 580원→850원, 외환銀주총 '파행'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11.03.31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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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론스타 수정안제출, 배당 1908억→2797억… 새 이사진 선임, 직원주주등 퇴장

외환은행 (0원 %)이 31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지난해 결산 배당금을 주당 850원으로 증액했다. 윤용로 차기 외환은행 내정자 등 새 이사진도 선임했다. 그러나 주총 과정에서 외환은행 직원주주와 소액주주들이 론스타의 이사선임 안건 표결 강행에 반발해 전원 퇴장하는 등 파행이 빚어졌다.

◇론스타 "배당 늘리자", 주당 580원→850원= 외환은행은 이날 서울 을지로 본점에서 열린 주총에서 2010 회계연도 결산 배당 승인 안건을 주당 850원으로 통과시켰다. 지난 12일 이사회에서 결정한 주당 580원에서 증액된 것이다. 주당 850원의 배당은 하나금융과 론스타가 지난 해 11월 지분매매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합의한 론스타의 최대 배당 가능액이다.



론스타측 법률 대리인이 배당 증액을 요청한다며 수정 동의안을 제출했다. 소액주주 법률 대리인인 김주영 법무법인 한누리 변호사가 "이사회에서 결정한 배당 규모를 주총에서 증액하는 건 상법에 위배된다"고 반발했지만 론스타는 표결을 강행했다. 결국 출석 의결권 중 과반수 이상이 찬성해 수정안이 통과됐다.

이에 따라 론스타(지분율 51.02%)가 챙겨가는 결산 배당액은 1908억원에 2797억원으로 늘어났다. 지난 2003년 외환은행 인수 후 론스타가 지분 블록세일(시간외 대량매매)과 배당으로 챙긴 돈은 2조4058억원이다. 투자금(2조1548억원)의 111%에 달한다. 하나금융이 지불하는 외환은행 인수대금(4조6888억원)도 고스란히 론스타의 투자 수익으로 남기게 됐다.



외환은행은 아울러 하나금융이 조건부로 추천한 새 이사진도 선임했다. 윤용로 차기 외환은행 내정자와 장명기 외환은행 수석 부행장이 상임이사로 선임됐다. 하나금융이 추천한 새 사외이사 5명과 론스타측 비상임이사 3명, 사외이사 1명, 다른 주주인 한국은행과 수출입은행 몫 사외이사 각각 1명씩 총 13명이 새 이사진을 구성하게 된다. 다만, 하나금융과 론스타가 지분인수 거래를 종료할 때까지는 기존 이사진이 외환은행 경영을 맡고 론스타측 이사진은 거래 종결 후 사임한다.

◇이사선임 강행 반발, 론스타外 주주 전원퇴장= 이날 주총장 주변은 개회 전부터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외환은행 노동조합과 소액주주, 사측 진행요원이 주총장 입장을 둘러싸고 몸싸움을 벌이면서 예정시간을 30분 넘긴 오전 10시30분에야 주총이 개회됐다. 외환은행 노조원들은 주총장 앞에서 론스타의 고배당과 하나금융 피인수를 반대하는 연좌시위를 벌였다.

가까스로 주총이 개회된 뒤에도 진통이 잇따랐다. 직원주주와 일부 소액주주들은 론스타펀드의 상임 대리인이 출석하지 않아 주총이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사회 의장인 래리 클레인 외환은행장은 그러나 "은행에서 법률 검토를 한 결과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맞섰다.


배당 규모를 두고서도 갈등이 이어졌다. 론스타측 법률 대리인이 "배당액을 주당 850원으로 증액시키는 수정동의안을 요청한다"고 하자 한 주주가 "주당 400원으로 감액해야 한다"고 또 다른 수정을 냈다. 노조는 "상법에 따르면, 이사회에서 결의한 배당금을 감액시킬 수는 있지만 증액시키는 수정안건은 적법하지 않다"고 반발했다. 표결 끝에 배당 증액 안건이 통과되자 노조는 수정배당 결의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퇴장하는 외환은행 주주들↑퇴장하는 외환은행 주주들


이사진 선임 안건 논의 과정에선 론스타측 대리인과 일부 주주를 제외하고 대다수 주주들이 퇴장하는 파행이 벌어졌다. 직원주주들과 소액주주들은 "금융당국의 인수 승인도 안 난 상태에서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이사진을 선임하는 건 말이 안 된다"며 표결을 거부한 채 주총장을 빠져나갔다. 결국 이사 선임 안건은 의결권 절반 이상을 보유한 론스타의 찬성만으로 통과됐다.



↑텅빈 외환은행 주총장↑텅빈 외환은행 주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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