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레인, 리비아·이집트보다 유가에 더 큰 영향력"

머니투데이 최종일 기자 2011.03.0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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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프안 왕정국가 전체에 정정불안 야기...지난달 중순 이후 3주째 시위

↑ 바레인 수도 마나마의 루루광장. 지난달 중순 이후 시아파 반정부 시위대의 집결장소로 이용되고 있다. ↑ 바레인 수도 마나마의 루루광장. 지난달 중순 이후 시아파 반정부 시위대의 집결장소로 이용되고 있다.


아랍권 왕정국가 바레인의 정정불안은 튀니지, 이집트, 리비아보다 국제유가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4일 전문가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바레인 시위는 리비아 사태로 인해 조명을 덜 받고 있지만 세계 원유 매장량의 55%를 보유하고 있는 걸프만 지역의 국가들은 바레인의 시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아파 주도의 바레인 시위는 예민한 종파간 문제를 자극해 걸프만 전체 국가에 정정불안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테오도르 카라식 두바이소재 중동걸프군사연구소 소장은 "사우디는 시아파 무슬림의 확대를 염려하고 있다"며 "사우디는 시아파의 바레인 통치를 결코 보고 싶어하지 않으며 시아파 봉기가 우려되면 군사개입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중동걸프군사연구소의 지역안보전문가 무스타파 알라니는 "바레인의 정정불안은 튀니지 대통령과 이집트 대통령의 축출이나 리비아 사태보다 국제유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특히 바레인은 걸프만 국가들과 이란 사이의 갈등 관계에서 최전선에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 원유 매장량의 20%를 보유하고 있는 사우디는 수니파 계열이 지배하고 있고 매장량이 10%에 달하는 이란은 지배계층이 주로 수니파다. 사우디의 수니파 왕가는 타종교 신봉을 자국에서 금지하고 있고 이슬람 다른 계열의 종교 관습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사우디가 바레인에 개입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신호는 아직도 감지되고 있지 않다. 하지만 사우디는 시아파의 반란을 진압하기 위해 국경을 맞대고 있는 예멘에 군대를 보내기도 했다. 삼개월에 걸친 이 갈등은 지난해 2월 끝났다.

런던 소재 찬담하우스 제인 킨닌몬트 연구위원은 "지난 1980년대 이란과 이라크 전쟁에서 사우디와 다른 걸프만 국가들은 이라크를 지지했다"며 "이는 혁명에 성공한 이란이 걸프만 왕정국가들에 반란을 일으키려고 시도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살만 빈 하마드 알-칼리파 바레인 왕세자는 지난 2일 사우디를 방문했다. 당시 사우디와 카타르는 시위 확산을 막기 위해 정치 경제적으로 대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바레인 시아파와 사우디 동부지역 시아파 간에는 종교적, 문화적으로 밀접한 관계가 있다. 사우디는 이 지역에 대해 불관용 정책을 펴왔다.

한편 바레인에서는 3일(현지시간) 수백명의 시아파와 수니파 이슬람이 수도 마나마 남쪽 하마드 거리에서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최소 8명이 부상했고 한 명은 중상을 입었다. 반정부 시위가 3주일째 이어지고 있는 바레인에서 양측 간의 직접적인 충돌은 이번이 처음이다.



튀니지와 이집트의 반정부시위에 영향을 받은 바레인의 시위는 지난 14일 이후 수도 마나마를 중심으로 계속되고 있다. 시아파 시위대는 차별철폐와 정치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바레인에서 시아파는 인구의 70%를 차지하고 있지만 국가의 통치는 수니파가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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