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최윤수)는 이날 오후 2시 한 전 청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한 전 청장은 검찰청사에 들어서며 기자들과 만나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습니다"라고 짧게 말한 뒤 곧장 조사실로 향했다.
'그림 로비' 사건은 전군표 전 국세청장의 부인인 이모씨가 2008년 말 "2007년 당시 국세청 차장이던 한 전 청장으로부터 시가 3000만원이 넘는 고(故) 최욱경 화백의 그림 '학동마을'을 선물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가인갤러리 대표이자 안원구 전 국세청 국장의 부인인 홍혜경씨는 "전군표 전 국세청장의 부인이 어설프게 포장한 학동마을을 가인갤러리에 들고와 작가와 가격을 물은 뒤 희망가격을 알아서 적어달라고 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한 전 청장은 국세청장 시절 태광실업에 대한 세무조사를 관할 국세청이 아닌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에 맡겨 권력을 남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한 전 청장이 2008년 12월 경북 포항에서 정권 유력 인사들에게 골프 접대를 하며 청장 연임 로비를 벌인 의혹도 주요 수사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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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조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차명소유 의혹이 제기됐던 '도곡동 땅'의 진실이 드러날 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앞서 안원구 전 국장은 "포스코에 대한 세무조사 과정에서 도곡동 땅이 이 대통령 소유라는 문건을 발견했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검찰은 한 전 청장에 대한 조사 결과에 따라 전 전 청장과 안 전 국장 등을 추가 조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한 전 청장을 둘러싼 의혹을 광범위하게 확인할 계획"이라며 "밤 늦게까지 조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