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로비' 한상률 전 국세청장 검찰 출두

머니투데이 배혜림 기자 2011.02.2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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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로비' 의혹에 휘말리자 미국으로 출국했다가 2년만에 귀국한 한상률 전 국세청장이 28일 검찰에 출두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최윤수)는 이날 오후 2시 한 전 청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한 전 청장은 검찰청사에 들어서며 기자들과 만나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습니다"라고 짧게 말한 뒤 곧장 조사실로 향했다.

'그림 로비' 사건은 전군표 전 국세청장의 부인인 이모씨가 2008년 말 "2007년 당시 국세청 차장이던 한 전 청장으로부터 시가 3000만원이 넘는 고(故) 최욱경 화백의 그림 '학동마을'을 선물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한 전 청장은 당시 자신과 경쟁 관계이던 다른 공무원의 비위 사실을 제공하고 자신에 대한 인사평가를 잘 해달라는 취지의 부정한 청탁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가인갤러리 대표이자 안원구 전 국세청 국장의 부인인 홍혜경씨는 "전군표 전 국세청장의 부인이 어설프게 포장한 학동마을을 가인갤러리에 들고와 작가와 가격을 물은 뒤 희망가격을 알아서 적어달라고 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한 전 청장을 상대로 전 전 청장에게 '학동마을'을 건넸는지, 그림을 상납했다면 인사청탁 목적이었는지 등을 집중 확인하고 있다.

한 전 청장은 국세청장 시절 태광실업에 대한 세무조사를 관할 국세청이 아닌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에 맡겨 권력을 남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한 전 청장이 2008년 12월 경북 포항에서 정권 유력 인사들에게 골프 접대를 하며 청장 연임 로비를 벌인 의혹도 주요 수사대상이다.


이날 조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차명소유 의혹이 제기됐던 '도곡동 땅'의 진실이 드러날 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앞서 안원구 전 국장은 "포스코에 대한 세무조사 과정에서 도곡동 땅이 이 대통령 소유라는 문건을 발견했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검찰은 한 전 청장에 대한 조사 결과에 따라 전 전 청장과 안 전 국장 등을 추가 조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한 전 청장을 둘러싼 의혹을 광범위하게 확인할 계획"이라며 "밤 늦게까지 조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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