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소요사태, 국제유가 사상최악 우려

머니투데이 최종일 기자 2011.02.2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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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일일생산량 최소 22% 이상 감소… 오일메이저 잇따라 생산중단

리비아 소요사태로 인해 일부 유전에서 석유 생산이 중단되면서 리비아의 일일원유생산량이 최소 20% 이상 급감했다. 이로 인해 국제유가는 요동쳤다. 전문가들은 상황이 악화되면 리비아 전역에서 석유 생산이 멈출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리비아 일일생산량 최소 22% ↓..유가 사상최고가 147.5불 돌파 우려
↑ 22일 TV연설을 을 통해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는 "최후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 22일 TV연설을 을 통해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는 "최후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리비아 소요사태로 이탈리아의 에너지기업 에니와 스페인의 석유기업 렙솔이 22일(현지시간) 생산을 중단했다. 지위아, 트리폴리, 벵가지, 마수라타를 포함한 리비아의 모든 항이 일시적으로 폐쇄됐으며 석유정제설비도 작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기업별로 보면 렙솔은 엘샤라라를 비롯해 리비아 모든 유전에서의 생산과 탐사 작업을 중지했다. 렙솔이 프랑스의 토탈, 오스트리아의 OMV와 공동으로 참여한 엘샤라라는 리비아의 핵심유전으로 일일생산량이 25만배럴에 달한다.

독일 바스프 산하 에너지기업 원터샬도 일일생산량 10만 배럴의 유전을 폐쇄했다. 에니 역시 어느 유전인지에 대해서는 설명을 하지 않았지만 리비아에서의 생산작업을 중지했다고 밝혔다. 영국의 정유사 BP는 탐사작업을 중지했다고 밝혔다.



오일 메이저들의 생산중단에 따른 원유 일일생산량 감소분은 전체 생산량의 약 22%에 해당하는 35만배럴에 달한다고 파이낸설타임스(FT)는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분의 1에 달하는 55만배럴이 감소했다고 추정했다. 리비아는 지난달 하루 평균 160만배럴을 생산했다. 이는 전세계 생산량의 1.9%를 차지한다.

리비아 사태가 진정되지 않는다면 사우디 등 다른 중동 국가의 원유 생산에도 영향을 미쳐 유가가 사상 최고치에 도달할 수 있다고 골드만삭스는 전망했다. 국제유가는 2008년 7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기준 역대 최고치인 배럴당 147.50달러를 기록했다.

22일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거래된 두바이유는 전일 대비 배럴당 3.36달러(3.3%) 오른 103.72달러를 기록했다. 두바이유는 전날 30개월 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도 전거래일보다 배럴당 7.37달러(8.5%) 폭등한 93.57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런던석유거래소(ICE)의 북해산 브렌트유 4월 인도분은 전일 대비 배럴당 0.04달러 상승한 105.78달러를 기록했다.

◇리비아 전체 유전 생산작업 중단될 수도 있어
위기가 가중되면서 알리 알-나이미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은 OPEC(석유수출기구)는 리비아의 감소분만큼 생산을 늘리겠다며 당분간은 석유시장 공급에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걸프전쟁, 2002년 베네수엘라 총파업,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때 석유생산량을 늘렸다며 "사우디는 석유공급 부족분을 만회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밝혔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대량의 석유 비축분을 보유하고 있다.

↑ 리비아 생산원유의 수출국 비중. 자료:  EIA↑ 리비아 생산원유의 수출국 비중. 자료: EIA
알 나이미 장관이 시장을 안심시킨 뒤 유가 상승은 주춤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상황이 녹록치 않다고 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23일 "현재 작업을 진행중인 하청업체들마저 리비아를 떠난다면 리비아 전체 석유 생산작업이 멈출 우려도 발생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카다피가 보안군에게 원유설비를 폭파하라고 지시를 내렸다고 리비아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타임은 "카다피의 명령에 보안군이 일부 송유관을 폭파하고, 지중해를 지나 유럽으로 가는 원유 수송도 일시 중단함으로써 서방의 압력도 무마하려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21일 아랍계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동부 지역에서 영향력이 큰 자위야 부족이 시위대에 대한 탄압을 중단하지 않을 경우 벵가지 지역에서의 원유를 차단하겠다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동부 벵가지 지역은 리비아에서 원유가 가장 많이 생산되는 곳이다.

세계 최대 원유거래업체 비톨의 이언 테일러 최고경영자(CEO)는 FT와의 인터뷰에서 "북아프리카와 중동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예기치 못한 정치적 불확실성이 있고, 이것들이 가격을 지지해왔다"며 "앞으로도 가격 상승세는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존 케리는 미국 상원 외교위원장은 리비아에서 활동하고 있는 미국과 각국 기업들이 현지에서 석유개발과 생산 작업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성명을 통해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전임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해제했던 리비아에 대한 제재를 부활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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