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영업으로 강남 큰손 꽉 잡았다"

머니투데이 여한구 기자 2011.01.21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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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유영재 HMC證 압구정지점장...4개월만에 1000억 자산 관리 비결은

증권사 지점은 돈의 실시간 흐름을 쫓는 금융시장의 최전선이다.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 이어서 스마트폰이 놀랄 정도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각 증권사마다 디지털 영업망 강화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유영재 HMC투자증권 압구정지점장이 자신의 보물이라며 '영업노트'를 소개하고 있다.↑유영재 HMC투자증권 압구정지점장이 자신의 보물이라며 '영업노트'를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유영재(46.사진) HMC투자증권 압구정 지점장의 무기는 '아날로그 감성'이다. 고액자산가들이 밀집한 특성상 증권사 영업의 최대 승부처인 서울 강남에서 탁월한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9월 개점한 HMC투자증권 압구정 지점의 관리 자산은 909억원. 불과 4개월만에 1000억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소형 증권사로서는 쉽지 않은 실적이어서 유지점장은 강남 증권가에서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본격적으로 영업망을 확충에 나서고 있는 HMC투자증권 내에서도 1년 미만 지점 중에서는 단연 선두다.



영업 비결을 묻자 "나의 보물 1호"라며 겉표지가 헤질 정도로 낡은 영업노트를 내밀었다. 영업노트에는 주요 고객들의 신상명세와 함께 상담일자, 상담 내용, 상담시 느낀 컨디션 등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영업노트에는 220억원의 거액을 굴리는 슈퍼 자산가도 포함돼 있다.

"10여년간 강남권역에서 영업을 하다 보니깐 디지털 마인드보다는 감성적인 접근이 더 큰 부가가치를 낸다는 사실을 깨닫고 고객들의 호흡까지 느낀다는 마음으로 일하다보니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그는 "흔한 말이기도 하지만 장사는 이문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얻는 것이고 영업은 단순하게 상품을 파는게 아니고 마음을 판다는 고객관을 유지하고 있다"며 "지점 직원들에게도 이런 정신을 늘 상기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 지점장은 VIP고객뿐 아니라 VIP고객을 모시는 운전기사와 비서, 가사 도우미지도 수시로 통화하고 판촉용 선물을 전하면서 VIP고객의 소소한 일상까지도 전해 들으려고 노력한다.

그는 IMF와 카드사태,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예전처럼 '묻지마 투자'가 사라진 만큼 증시 참여자의 폭발적인 증가는 기대하기 힘들다고 판단한다. 그래서 기존 고객을 뺏어오기 위한 쟁탈전은 더 치열해지고, 고객의 감성을 만족시켜주는 영업방식은 지금보다 더 힘을 발휘할 것으로 믿고 있다.



물론 경쟁관계에 있는 다른 증권사 지점보다 더 좋은 수익을 내는 것은 기본이다. 지난해에는 4개월만에 조기 상환하는 구조의 사모 펀드를 개발해 평균 18%의 수익을 안겨줬다.

"이 노트가 없었더라면 2008년에 회사를 옮기면서 전 증권사에서 나를 믿고 돈을 맡긴 고객들을 지금처럼 유지를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올해는 예탁자산 2000억원, 수익증권 5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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