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에 목소리 낮춘 안상수 대표

머니투데이 도병욱 기자, 사진=유동일 기자 2011.01.11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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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당내 갈등 심화등 부작용 우려…"앞으로도 적극 협조"

지난 10일 청와대 인사 결정을 정면으로 반박했던 한나라당 지도부가 하루 만에 목소리를 낮췄다.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이라는 표현까지 쓰면서 반대했던 전날과는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사진=유동일 기자)↑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사진=유동일 기자)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는 11일 여의도 당사에서 신년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3년간 우리 당은 정부 정책에 잘 협조했고, 앞으로도 적극적인 협조를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이명박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고 이를 통해 서민과 중산층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더불어 잘 사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갈 것"이라는 발언도 했다.

정부와 청와대에 대립각을 세운 발언은 없었다. "민심을 수렴해야 하는 당의 입장에서, 국민여론이 국정에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는 발언이 가장 수위가 높았을 정도다.



게다가 연설문 초안에 포함돼있던 "불가피할 경우 견제할 것은 제대로 견제하고 보완해나가겠다"는 내용이 최종본에서 빠지는 일도 있었다.

해당 부분을 삭제한 이유에 대해 안 대표는 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정·청이 협의해서 잘 해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안 대표의 한 측근은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운다는 오해가 있을 수 있어서 최종본에서 삭제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또 청와대 인사라인에 대한 문책과 관련해서는 "문책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반면 안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야당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야당의 복지정책을 겨냥해 "고소득층까지 대상으로 하는 무차별적 복지는 서민이 낸 세금으로 부자들에게 혜택을 주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그는 "야당이 무차별적이고 무책임한 복지를 주장하는 것은 총선과 대선을 의식해 표를 얻기 위한 '복지 표 장사'에 불과하다"며 "진정한 서민복지는 경제성장이 복지를 견인하고 복지가 경제성장을 이끄는 복지"라고 강조했다.



정치권은 전날 '정동기 부적격 판정' 후폭풍이 예상보다 거세 안 대표가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고 해석했다. 이틀 연속 청와대에 반기를 든다면 대통령 레임덕이 가속화되고, 당내 갈등이 심화되는 등 부작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이날 오전 김무성 원내대표는 "좀 더 신중을 기했어야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며 전날 결정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다. "너무 성급했다"는 의견을 내놓는 의원들도 하나둘 나오는 모습이다.

한편 안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회 개헌특별위원회 구성해 권력구조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권역별 비례대표제, 지역 석폐율제 등을 도입할 지에 대해서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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