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건설사 '부동산개발' 드라이브

머니투데이 이군호 기자 2011.01.07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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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복합개발·해외투자형개발 집중, 금융시장 경색·해외시장 치중 '불완전전략' 지적


- 매출·수주 상향 설정…중장기 비전 마련
- 中·베트남 아파트건설 등 해외시장 확대


#삼성물산 (48,100원 ▲2,300 +5.0%) 건설부문은 지난해 말 경기 과천시가 공모한 과천화훼종합센터에 '과천플로리움 컨소시엄'을 구성, 단독으로 제안했다. 또 해외공사를 수주하면 단순 공사수행에 그치지 않고 해당국가에서 부동산이나 인프라 개발사업을 후속사업으로 발굴하고 있다.

#대우건설 (3,960원 ▼55 -1.37%)은 개발금융이 강한 산업은행과의 시너지 제고와 개발사업 역량 강화를 위해 개발사업본부를 신설하고 토목사업본부 내에 토목개발사업실을 설치했다. 금융위기이후 개발사업본부를 신설한 것은 대우건설이 처음이다.



대형건설사들이 금융위기로 잠정 중단했던 부동산 개발사업을 다시 확대해 나가고 있다. 대형건설사들은 최근 중장기 비전을 마련하면서 글로벌 건설기업에 맞먹는 매출과 수주 규모를 설정, 부동산개발사업이 비전 달성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금융위기 여파로 자금조달시장 경색이 계속되고 있고 해외로 초점이 맞춰져있는 등 다소 불완전한 확대전략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형건설사 '부동산개발' 드라이브


◇부동산개발로 침체 돌파
현대건설 (30,950원 ▼200 -0.64%)은 지난해 베트남 하노이 하동 복합개발사업을 수주했다. 아파트 1000가구를 개발하는 규모에 불과하지만 현대건설이 10년 만에 해외투자형 개발사업에 다시 나섰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현대건설은 올해부터 전 세계에 퍼져있는 지사를 활용해 추가사업 발굴에 나설 방침이다.



삼성건설은 지난해 정연주 사장 취임후 해외사업과 개발사업 확대전략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과천화훼종합센터와 같은 국내사업은 물론 해외 개발·인프라사업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톈진시에 조성되는 '에코시티'의 아파트 건설에 참여하면서 중국 개발시장에 처음으로 진출했다.

GS건설 (19,160원 ▲80 +0.42%)은 지난해보다 부동산개발사업 여건이 나아졌다고 판단, 서울시내 1만㎡ 이상 대규모 부지 및 준공업지 개발, 코레일 역세권 등에 적극 참여키로 했다. 2000년대 중반 수주한 베트남 프로젝트가 인·허가를 거쳐 본격화되고 있어 해외개발사업도 확대할 예정이다.

대우건설은 개발사업본부를 기획팀, 개발사업팀, 해외개발사업팀으로 나누고 개발사업 수주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는 공모형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개발사업 및 자체개발사업 등 기존대로 수주하고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해외 대규모 사업을 집중 추진할 계획이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말 리스크관리회의를 통해 개발 프로젝트 16건 중 문제 프로젝트 3~4건을 정리하기로 하는 등 리스크관리에 나서고 있다. 다만 '2020 중장기 비전인 펩콤(PEPCOM)'을 통해 2020년까지 수주 50조원, 매출 30조원 달성을 설정한바 있어 개발사업 비중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현대산업 (11,370원 ▲550 +5.08%)개발은 도시개발사업, 주택사업 등 핵심 주력사업의 수주 경쟁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반해 롯데건설은 기존 수주 프로젝트가 많고 조직개편이 완료되지 않아 잠정적으로 올해 개발사업은 내실을 기하는 쪽으로 방향을 설정했다.



◇금융시장 경색·해외개발 치중 고민
이처럼 대형건설사들이 부동산 개발사업을 확대하는 것은 국내 건설·부동산시장 변화에 적응하고 중장기비전 달성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건설·부동산시장은 공공공사 발주가 급감하고 있고 분양시장도 정체를 겪고 있어 비주거(업무·상업)와 주거가 혼합된 복합개발사업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중장기비전을 대부분 글로벌 TOP 30위 이내로 맞추고 있어 주택·건축사업본부 차원에서 개발사업을 일정부분 수주해 매출로 연계시켜야 한다는 필요성도 또하나의 이유다. 현대건설은 2015년까지 매출 23조원, 수주 54조원 달성을 목표로 정했고 다른 건설사도 비슷한 수준이다.

문제는 금융위기 이후 자금조달 시장이 아직 경색돼있고 해외투자형 개발사업의 경우 실패사례가 많다는 점에서 불완전한 전략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건설업계는 자금조달의 경우 금융권 PF보다는 리츠와 발주처 담보를 활용한 자금조달 등을 적극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사업성이 우수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자본금 증자와 지급보증도 선택적으로 할 수 있다는 반응이다.

해외개발사업도 금융위기 직전 실패를 경험하면서 수업료를 낸 만큼 안정적으로 사업구도를 짤 수 있는 역량이 확보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국내 부동산개발사업이 한계가 있어 국내가 아닌 해외로 결론나는 분위기"라며 "개발사업을 확대한다고는 했지만 목표를 어떻게 정할 지는 아직도 고민 중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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