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성과급 굴려 '성과 올리기'

머니위크 배현정 기자 2010.12.20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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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재무전문가 4인의 4색 처방전

고래는 칭찬에 춤춘다. 여자는 무드에 약하다.
그럼 직장인을 웃게 하는 것은? 인센티브(incentive)다.

연말연시는 직장인들이 1년 중 가장 큰 돈을 만질 수 있는 시기다. 성과급과 연말정산 환급금 등으로 주머니가 두둑해지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칫 방심하면 주머니 속의 '온기'는 그야말로 잠깐. 통장을 스치듯이 빠져나갈 수 있다. 성과급을 잘 굴려서 알토란같은 수익을 얻어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재무 전문가 4인이 투자 스타일별 4색 처방전을 내렸다.



◆ 원금 잃을까 심장이 뛰어 잠을 못 잔다면

'투자의 시대'라 해도 원금 확보에 목숨을 거는 스타일이라면 믿을 건 예금(안전자산)이다. 금융 지식이 별로 없어 적당한 투자수단을 찾기 어려운 이들에게도 유용하다.



그러나 새 해 금리가 오른다고 해도 저금리의 늪을 벗어나기는 어렵다는 점은 감수해야 한다. 이럴 때는 이자 한 푼이라도 더 주는 곳을 두드리는 것이 좋다. 김은철 HB파트너스 팀장은 "시중은행보다 저축은행을 이용하면 대략 1%안팎의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어 유리하다"고 말했다. 단 예금자보호가 되는 5000만원 이내에 (분산)예치하는 게 좋다.

스마트폰 예금으로 '+a 금리'를 노려보는 것도 좋다.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연 3%대 초반에 머무르고 있는 반면 스마트폰 전용 특판예금은 연 4%대의 매력적인 금리가 돋보인다.

기업은행이 100억원 한도로 판매하는 'IBK스마트펀(fun)통장 예금ㆍ적금'은 우대금리를 포함해 최고 연 4.1%의 이자를 준다. 신한은행이 5일부터 특별 판매하는 '신한 S뱅크 특판예금'은 기존 온라인 상품보다 최대 연 0.9%포인트까지 우대금리를 얹어줘 최고 연 4.27%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농협의 스마트폰 전용 '채움정기예금'은 영업점에서 가입할 때보다 최대 0.7%포인트의 금리를 얹어준다. 12월9일 기준 1년 만기 예금의 경우 금리는 최고 4.42%다.


비상금 통장을 만드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특히 급여가 들쑥날쑥해 어떤 달은 여유가 있고, 어떤 달은 부족해 애를 태운다면 예비자금이 고여있는 '저수지통장'을 만드는 게 요긴하다.

조영경 FM파트너스 대표는 "연초에 보너스달 급여까지 계산해 월 평균 저축액을 산정한 다음, 성과급은 일단 저수지통장에 넣어뒀다가 부족한 달에 저수지통장에서 끌어오는 방식을 활용해볼 것"을 권했다. 이러한 저수지통장으로 대표적인 금융상품은 자유롭게 입출금할 수 있으면서 단 하루만 맡겨도 이자수익이 가능한 종합자산관리계좌(CMA)가 대표적이다.

◆ '빚'과의 전쟁 중이라면



재테크의 가장 무서운 적은 빚이다. 금리가 인상일수록 이러한 빚은 치명적인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성과급을 다른 데 투자하거나 소비하기 전에 급한 빚부터 끄는 게 현명하다.

신동일 국민은행 압구정PB센터 팀장은 "빚이 있다면 가장 이자가 높은 순서대로 갚을 것"을 말했다. 그는 연체금이 있다면 연체부터 풀고, 담보대출보다는 이자가 높은 신용대출을 먼저 상환하라고 조언했다.

마이너스통장에 자주 손을 대는 직장인이라면 한발짝 뒤로 물러서 상환 계획을 세워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김은철 팀장은 "마이너스통장을 쓰는 직장인 대부분이 성과급을 받게 되면 마이너스 통장을 일부 메웠다가 다시 다음해에 마이너스가 늘어가는 것을 경험하게 되는데 이럴 때는 2~3년 단위로 상환계획을 세우는 게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테면 마이너스통장 대출 금액은 대략 1000만~3000만원 안팎인데 이를 한번에 모두 갚기는 어렵기 때문에 2~3년 성과급 등을 별도의 통장에 모았다가 일시에 상환하라는 설명이다. 김 팀장은 "성과급인 만큼 너무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소소한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을 이루어 나가면서 재미를 느끼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 공격적으로 달리고 싶다면

금융지식이 있고 어느 정도 원금 손실도 감수할 수 있는 투자자라면 주식이나 펀드 등을 활용해 초과수익을 노려보는 게 당연지사. 단 아무리 공격적으로 달리고 싶다 해도 연말연시 재테크 키워드는 '리스크(위험) 관리'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신긍호 한국투자증권 고객자산운용부장은 "지수가 많이 올라왔기 때문에 목돈으로 주식형 상품에 일시에 투자하는 건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위험 관리에 도움이 되는 자산배분형펀드나 목표전환형펀드(랩), 랩어카운트 등을 추천했다.



목돈이 생기는 시점과 투자 적기가 다르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조영경 FM파트너스 대표는 "흔히 돈이 생기는 시점에 바로 투자하려는 경향이 강한데 그 시점이 투자 적기가 아니라면 낭패를 볼 수 있다"며 "지수가 빠지면 주식을 더 많이 사들이고 지수가 오르면 더 적게 사들이는 방식의 스마트펀드 등을 눈여겨보라"고 말했다.

◆ 알 수 없는 미래가 두렵다면

당장 급하게 들어가야 할 돈은 없는데 노후 준비가 취약한 경우라면 연금상품에 관심을 가져보자. 신동일 국민은행 압구정PB팀장은 "기대 이상으로 노후가 많이 길어질 수 있기 때문에 노후대비가 허술하다면 연금을 먼저 고려해보라"고 말했다.



연금은 노후대비뿐 아니라 장기투자 습관을 기르는데 효과적이라는 것이 신 팀장의 설명이다. 금융상품 중에 3년 이상 장기투자하는 상품이 드물고, 적립식펀드도 대부분 2~3년 투자에 그친다는 것. 반면 연금상품은 한번 가입하면 중도 해지가 어려워 안정적이고 길게 투자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성과급을 받아 목돈이 생겼을 때 일시납 연금 상품을 이용하거나, 기존에 가입한 상품이 있다면 추가납입 기능을 활용할 수도 있다. 개인연금의 경우 납부한 기본보험료의 200%까지 추가납입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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