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현지시간) 전세계가 아일랜드의 위기 확산을 우려하는 사이 '바게인 헌터'(싼 물건을 찾아다니는 이들)인 헤지펀드들은 아일랜드에서 먹잇감을 찾고 있다고 빗댔다.
이처럼 상황이 악화되면서 아일랜드의 구제금융 수혈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으며 실제로 구제금융 지원 협의가 임박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아울러 구제금융 자금은 문제가 되는 은행권에 곧바로 지원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이들은 특히 문제가 되고 있는 아일랜드 양대 민간 은행 얼라이드아이리시뱅크(AIB)와 뱅크오브아일랜드그룹의 파산 또는 채무조정시 발생하는 약 90억 달러의 후순위채권 청산액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후순위채권은 채권 발행 기업의 파산시 다른 일반채권과 예금채권 등 선순위채권에 대한 원리금이 지급된 후에야 청산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처럼 변제 순위가 낮은 대신 선순위채권에 비해 금리가 높은 이점이 있다. 게다가 보통주나 우선주 등의 주식보다도 변제 순위가 앞서 리스크가 그리 큰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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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정부 보증도 없는 이들 은행들의 후순위채권에 대한 리스크를 간과하긴 어렵다. 시장 정보 제공 업체 마킷에 따르면 AIB 채권 1000만 달러에 대한 일종의 보험 비용은 16일 현재 130만 달러로 지난주 100만 달러에서 30만 달러나 올랐다.
그러나 최근 가격 반등세가 이같은 리스크에 대한 불안감을 어느 정도 해소시켜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일랜드 부실 은행들의 구제금융 수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후순위채권의 차익 거래를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 지난 12일 이후 AIB의 후순위채권 가격은 무려 20%나 급등했다. 또 뱅크오브아일랜드의 후순위채권 가격도 바닥을 치고 반등했다.
한편 아일랜드 위기가 헤지펀드들에게도 큰 악재가 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최근 헤지펀드들은 아일랜드를 조세피난처로 이용해 온 터라 아일랜드에 위기가 닥치면 헤지펀드들은 아일랜드를 통해 전세계에 투자했던 자금들을 거둬들여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