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주력3사 뭉쳐 무차입인수

더벨 박준식 기자 2010.11.11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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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차·모비스 확정..자회사 중간배당으로 여력 확대

더벨|이 기사는 11월09일(16:35)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현대기아차그룹이 현대건설 (30,950원 ▼200 -0.64%) 인수를 위해 주력 계열사 3곳 중심의 컨소시엄 참여를 확정하고 무차입 인수를 공식화하기로 했다. 현대차 등 주력사의 경우 유보금 확대를 위해 최근 일부 계열사로부터 중간배당 등의 형태로 1500억 원 이상의 자금을 수혈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내부적으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3개사를 현대건설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 참여사로 확정했다. 그룹 측은 3개사 이외에 현대제철을 추가적인 컨소시엄 후보로 검토하고 있다.

주력 3사 중 맏형 격인 현대차의 현금성 자산은 지난 반기 말을 기준으로 1조3171억 원이다. 여기에 단기에 현금화가 가능한 금융상품과 투자자산이 6조1755억 원에 달해 계산상으론 필수 예비금을 제외하고 약 3조 원 가량의 자체조달이 가능하다.



기아차의 경우 현금성 자산은 7850억 원에 불과하다. 단기 금융상품 예치액 1조1000억 원 가량을 더해도 가용현금은 많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기아차는 지난해 초까지 유동성 위기를 겪다 최근 주력상품의 판매호조를 통해 실적이 급격히 개선되는 추세에 있다.

기아차의 지난 3분기 순이익은 6666억 원에 달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부채비율도 100% 이하로 떨어진 상태다. 자체적으로 회사채를 발행하려는 확약서(LOC)를 금융사로부터 제출받고 보유현금을 더하면 2조 원까지 여력이 있을 것이란 평가다.

현대모비스는 현금성 자산(1조4363억 원)과 금융상품(1250억 원)을 더해 1조5000억 원 가량을 유보자금으로 확보하고 있다. 모비스는 완성차 회사가 아니라 부품 제조사라는 차별성 때문에 리콜에 대비한 예치금을 확보할 필요가 적다. 모비스는 카스코 등 계열사를 합병하면서 현금을 소요했지만 부채비율이 30%대에 불과한 우량 기업이라 1조 원 이상의 조달은 무리가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그룹 측은 이번 인수전 성공을 위해 현대엠코와 글로비스 등 일부 계열사는 컨소시엄 구성에서 배제했다.

현대엠코의 경우 현대건설과 같은 건설사로 사업적 시너지가 충분하다. 하지만 비상장사이면서 오너 지분율이 높아 우회상장이나 오너 지분 평가차익 등의 외부 지적이 있을 것이란 판단에 따라 후보에서 배제됐다. 글로비스 역시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의 지분율이 54%에 달해 제외됐다.



현대제철은 일관제철소를 보유한 기업으로 건설사와 사업적 시너지가 클 것이란 분석에 따라 컨소시엄 참여가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이 회사는 최근 외부차입을 늘려 제철소 투자를 진행해 자금여력이 크지 않은 상태다. 그룹 측은 친환경 시너지 명분만을 내세워 컨소시엄 참여를 결정할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현대제철의 참여 문제를 유보하고 있다.

현대차 등 주력 3사의 재무여력을 토대로 한 자체 조달금융 능력은 약 6조 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그룹의 현대건설 인수 특별팀(TF)은 골드만삭스 등 자문사와 함께 이번 인수전의 가용 밸류에이션 폭을 주당 7만 원에서 8만 원 사이로 예상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매각 주식 34.9%(3888만 주)를 고려하면 인수가액은 약 2조7200억~3조2000억 원 사이다.

현대차 등 주력 3사의 자금력은 이번 인수전을 대비하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그룹 측은 만일을 대비해 여력을 늘리는 데도 집중하고 있다. 현대그룹이 베팅을 늘릴 가능성에 대비하려는 포석이다.



현대차 등은 경영권을 보유한 일부 자회사로부터 중간배당을 받아 3분기 말 이후 약 1500억 원 가량의 현금을 추가적으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자회사로는 현대로템과 현대위아, 다이모스, 현대캐피탈 등이 포진해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사업 시너지가 크고 (현대건설 인수가) 경영권 승계용이라는 일부 비판을 잠재울 대비를 마쳤다"며 "외부차입 없이 그룹 자체자금으로 (인수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는 "현대차가 일단 자체자금으로 현대건설을 인수하고 이후 회사채 등을 발행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대건설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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