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상무는 그룹 내에서 '왕(王)상무'로 불릴 정도로 그룹 경영 전반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해왔고 그룹 창업주이자 남편인 고 이임용 회장 생전부터 회삿돈 관리를 도맡아온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검찰은 앞서 법원으로부터 이 상무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2차례 기각된 이후 혐의 사실과 참고인 조사 내용 등을 보강해 최근 영장을 다시 청구, 전날 영장을 발부받았다.
실제 검찰은 그동안 태광그룹 본사와 이 회장 자택 및 광화문 개인 사무실, 주요 계열사, 부산의 골프연습장 등을 압수수색해 막대한 분량의 증거물을 확보, 분석 작업을 벌여왔다.
특히 검찰은 최근 이 상무의 최측근이자 그룹 비자금 관리에 깊숙이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는 박명석 대한화섬 사장에 대한 조사에서 그룹 측이 계열사를 이용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 관리해온 사실을 뒷받침할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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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박 사장에 대한 조사에서)현재 수사방향과 일치하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혀 비자금 조성 사실을 입증할 진술을 확보했음을 시사한 바 있다.
검찰은 이 상무 자택 등에서 확보한 압수물 분석을 통해 비자금의 실체와 정관계 로비 등 다른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씨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발부 사실이 사전에 언론 등을 통해 알려져 핵심 자료들은 이미 사라졌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 이번 압수수색이 수사에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과 비자금 관리에 관여한 것으로 보이는 전·현직 핵심 임원진들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이르면 다음 주 중으로 이 회장 모자를 불러 의혹 전반을 조사할 계획이다.
한편 검찰은 이날 태광그룹 비자금 조성에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알려진 A씨의 경기 일산 자택도 압수수색, 관련 문건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