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원희목 한나라당 의원(보건복지위원회)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2005년부터 5년간 '2, 3차 항생제'의 처방량 자료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3차 항생제 처방량은 연평균 21%씩 늘어났다. 3차 항생제는 2005년 205만병(주사)이 사용됐는데 2009년에 434만병이 사용돼 2.1배가 됐다.
항생제는 균의 내성정도에 따라 1, 2, 3차 항생제로 분류된다. 1차 항생제는 별도의 규제없이 의학적 판단에 따라 사용될 수 있다. 대부분의 항생제가 1차 항생제다. 2차 항생제는 내성확산, 부작용 등의 이유로 광범위한 사용은 피해야 하며 일반 항생제에 대한 부작용 등 이유가 있을 때만 선택할 수 있다. 3차 항생제는 내성이 나타날 위험성 때문에 감염전문의의 사용승인이 있어야만 하는 등 사용이 엄격히 제한돼야할 항생제다.
3차 항생제를 가장 많이 처방하고 있는 곳은 ‘종합전문병원’(52.1%)이다. 2009년의 처방량(231만개)이 2005년(111만개)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병원’의 3차 항생제 처방량 증가 속도도 빠르다.
병원에서의 3차 항생제 처방량은 2005년 14만9000병(주사)에서 2009년 48만3000병으로 3배 이상 늘었다. 병원에서 주로 맹장수술 같은 간단한 수술을 한다고 했을 때, 간단한 수술에서도 3차 항생제를 사용해야할 만큼 항생제 내성이 증가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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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의원은 "슈퍼박테리아는 3차 항생제조차 듣지 않는 항생제내성균으로서 3차 항생제의 처방증가는 슈퍼박테리아 출현을 가져올 수 있다"며 "국가차원의 항생제 처방률 관리와 병원감염관리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것이 시급한 때"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에서 항생제 내성 가진 황색포도상구균(MRSA) 검출률이 선진국보다 높은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2005년 세계보건기구(WHO)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메치실린’이란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MRSA가 병원에서 검출되는 비율이 65~70%였다. 미국 55%, 영국 40%, 스페인 28%, 호주 8%, 스웨덴 0.6% 등과 비교해 월등히 높다. 2009년에도 국내 병원의 MRSA 검출률은 69.4%다.
같은 황색포도상구균 감염증을 치료하기 위해 외국에서는 메치실린이란 항생제를 쓰면 되지만 한국에서는 반코마이신 같이 더 강력하고 새로운 항생제를 써야 한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