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1900]2007년 상승장과 비교해 보니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10.10.06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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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코스피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2년10개월만에 1900선을 넘어서면서 2007년 상승장을 떠올리는 전문가가 적잖다. 2007년 1900선과 2000선을 잇따라 돌파했다 이듬해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으며 장중 한때 900선까지 무너졌던 때를 떠올리면 격세지감이다.

2007년과 올해 상승장의 가장 큰 차이점은 지수 상승을 이끈 세력이다. 2007년 상승장은 국내 펀드 열풍이 만들어냈다. 당시 적립식 펀드를 중심으로 펀드 열기는 주가를 사상 최고치인 2000선까지 끌어올렸다. '거품 증시'라는 평이 나올 정도였다.



올해 상승장은 외국인의 '작품'이다. 2007년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감하고 조금씩 자금을 빼갔던 외국인은 이번엔 강한 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9월 한달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는 3조7000억원에 달한다. 올 들어 외국인 순매수액 12조1754억원 가운데 3분의1이 이때 집중됐다. 6일까지 외국인 매수세는 16일째 이어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개인은 배제돼 있다. 연초부터 코스피지수가 오르면서 오히려 펀드런이 각 증권사의 고민거리로 떠올랐을 정도다. 2007년 상승장 이후 급락했던 경험에 따른 학습효과다. 지수 상승이 지속되면서 펀드 자금 순유출액이 점차 줄어들고 있긴 하지만 지난달에도 2조9000억원이 순유출됐다.



주도주도 2007년과는 다르다. 2007년 당시 코스피지수 상승을 이끈 주역은 조선주와 건설주였다. 중국이 고공 성장을 하면서 철강 수요가 급증했고 지리적 수혜에 가격 경쟁력까지 갖춘 국내 조선업종이 호황을 누렸다.

올해 상승장은 자동차·화학주가 이끌고 있다. 특히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주식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고쳐 쓰고 있다. 2007년 10월 이들 주가는 지금의 3분의 1에 불과했다.

2007년 당시 상승장이 글로벌 경기 호황과 호응했다면 올해 상승장은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속에 고군분투하며 이뤄진 결과라는 점도 차이점이다. 올해 삼성생명, 현대홈쇼핑 등 굵직한 기업의 상장이 잇따르면서 2007년보다 시가총액이 부쩍 늘었다는 점도 비교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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