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뒤에도 재개발·재건축은 변치 않을 블루칩"

머니위크 지영호 기자 2010.10.25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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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 창간3주년 기획]3·3재테크/ 부동산 전문가 3인의 투자전략

시계를 3년 전으로 돌려봤다. 2007년 부동산시장은 국지적 차이는 있지만 여전히 뜨거웠다.

‘분양가 15억에 프리미엄 20억’, ‘송도 오피스텔 평균 청약경쟁률 35대 1’

2007년 3월 입주한 삼성동 롯데캐슬 프레미어 238㎡(72평)의 분양가는 14억4000만원. 8개월 후 20억원의 프리미엄이 붙어 35억원으로 올랐다. 인천 송도의 월드마크 송도 오피스텔은 252실 청약에 8898명이 몰리며 평균 3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다시 현재의 부동산 시장을 돌아보자. 10월 부동산 관련 뉴스를 살펴보면 다른 나라의 이야기를 하는 듯 하다.



‘주택협회, 계획 대비 28% 분양’, ‘수도권 아파트값 30주 연속 하락’

3년 전과 비교할 때, 당시 급증하던 전국 미분양 아파트의 수는 현상 유지를 하고 있다. 10만가구를 약간 넘는 수치다. 신규 아파트 계약률이 바닥이라며 아우성인데 미분양이 쌓이지 않는 이유는 그만큼 분양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가격 상승을 이끌었던 서울 수도권의 아파트 가격도 연일 내리막이다. 경사가 가파르지 않지만 좀처럼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아파트 인기 하락을 단면적으로 보여주는 예도 있다. 최근 GS건설이 자사 아파트 브랜드 자이의 간판 역할을 9년 동안 유지하던 배우 이영애 씨와 계약을 포기한 일이다.


그렇다면 부동산 시장은 완전히 끝난 것인가? <머니위크>가 창간 3주년을 맞아 부동산 전문가에게 3명에게 3년 뒤를 바라본 부동산 투자전략과 유망투자처를 물었다.


김학권 세중코리아 대표
재개발·재건축, "개포, 반포주공 등 중·저층을 노려라"

“해외 사례를 보더라도 도심 회귀 현상이 빈번하다. 서울의 재개발 지역이나 재건축 아파트의 가치도 더 올라갈 것이다.”



노후한 아파트라는 인식이 강한 도심 재개발·재건축에 주목해야 할 이유는 뭘까? 우선 서울 수도권 주택시장의 흐름을 볼 필요가 있다. 그동안 2기 신도시는 말할 것도 없고 분당, 일산, 평촌 등 1기 신도시의 주택 가격이 너무 높았다.

용인의 경우 2007년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는 했지만 3.3㎡당 분양가가 1500만원대였다. 반면 서울 강북구나 은평구는 1300만~1400만원대다. 외곽으로 나갔던 수요자들이 서울로 다시 들어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점차 신도시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도심회귀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다.

현재 분양가 상한제 폐지를 골자로 한 주택법 개정안이 국회 계류 중이다. 분양가 상한제가 폐지되더라도 시장 분위기로 볼 때 건설사는 분양가격을 당장 올리지 못할 것이다. 곧바로 여론의 뭇매를 맞을 수도 있어서다.



가장 혜택을 받는 곳은 재개발·재건축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했던 이유는 높은 추가부담금 때문이다. 만약 분양가 상한제가 폐지된다면 조합은 일반분양 아파트의 가격을 높이고 조합원의 추가부담금을 낮출 게 뻔하다.

그렇다면 사업 추진 속도도 그만큼 빨라진다. 재건축·재개발의 가장 중요한 변수가 시간이다. 속도가 빨라지면 그만큼 수익성도 높아지게 된다.

일반분양 아파트 가격이 높아지면 분양이 어렵지 않겠느냐는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 얼마 전 시공사 선정을 마친 둔촌 주공의 예를 보자. 조합원분이 3.3㎡당 1700만원대, 예상되는 일반분양분 분양가가 3000만~3500만원 정도였다. 올림픽선수촌아파트 등 인근 가격이 3000만원이 넘는다. 주변 시세와 새 아파트에 도심선호 분위기를 고려하면 둔촌 주공의 일반분양분은 높은 금액이 아니다.



예전 가격까지만 가도 성공이다. 현재 재개발·재건축 시세는 고점 대비 15~20%, 강북권은 최고 20~25% 빠진 상태다. 예전가격을 충분히 상회할 수 있다고 본다.

그렇다면 어느 지역을 대상으로 삼아야 할까? 일단 강남권이 가장 유망하다. 개포, 반포주공, 고덕시흥, 고층 둔촌주공 등 중·저층 아파트다. 한강 핵심지역인 반포나 압구정, 여의도 등 리딩 단지도 주목할 만하다.

(투자자 Tip!) 부동산 하락기, 극복해야할 투자 심리

1. 고정관념dp 사로잡히지 마라.
재건축·재개발에 거품이 많다는 것은 일반적인 통념. 찾다보면 투자 수익을 가져다 줄 매물이 있다.



2. 바닥을 찾지 마라.
주식시장에서 바닥 찾다가 쪽박 차는 경우 허다하지 않나. 바닥 찾다가 뒷차 탄다.

3. 분위기에 휩쓸리지 마라.
부동산 거품논란은 수십년 전부터 계속돼 왔다. 오히려 시장 흐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부동산 거래량과 정부의 발표를 예의주시하라. 예컨대 현재 전세시세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는 신호는 주택 구입시기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증거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
토지, "도심 나대지, 역세권 다가구 노려라"

“도심 내 개발수요는 끊임이 없다. 나대지에 투자한다면 상당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나대지는 토지 위에 영구적 건축물이 없는 땅을 말한다. 도심 내 그런 땅이 있을까?

건축물을 헐고 건물을 지을 수 있는 땅도 활용적 측면에서 보면 나대지라 할 수 있다. 광의의 개념으로 보면 단독주택이나 다가구주택도 개발 가능한 토지다.

특히 도시형생활주택이나 다중주택, 원룸텔 등으로 개발 가능한 역세권 나대지의 경우도 주목할 만하다. 1인 가구 증가와 임대상품의 인기 속에 인기 있는 상품들이다.



도심지 내에서 건축 가능한 나대지의 공급은 한계가 있다. 따라서 3년 뒤라면 공급 부족 속에 재개발지역이나 재건축을 포함한 아파트 투자보다 훨씬 가격 상승세가 돋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공급의 한계 때문에 서울 내 투자처를 찾기는 쉽지 않으나 마포나 양평동 일대의 역세권에 단독주택이나 다가구주택 매물이 괜찮다. 매입가격은 3.3㎡당 1800만~2400만원 정도다.

토지시장 전체를 보면 어떨까? 일반적인 토지시장의 경우 과중되는 세금과 실수요자들 재편으로 3년 뒤에도 그다지 주목을 끌지 못할 전망이다.



하지만 정부의 개발계획을 들여다보면 국지적 상승을 기대할 만하다. 택지지구, 4대강, 수도권 그린벨트 해제지역 등지에서 40조원 이상의 토지보상금이 풀릴 예정이다. 중장기적으로 침체 일로를 걸을 것으로 예상되는 주택시장보다는 오히려 인근지역 토지시장에 돈이 몰릴 가능성이 많다.

제2외곽순환도로, 제2경부고속도로, 제2영동고속도로 등 수도권 주요 도로 건설지 인근의 나들목 일대와 물류부지나 창고부지도 수요가 몰릴 것으로 본다. 또 형질변경으로 인한 지목변경이 가능한 토지에 대한 투자도 틈새상품으로 꾸준히 관심을 받을 전망이다.

(투자자 Tip!) 토지 투자, 이것을 주의하라



1. 지분등기보다 구분등기
소형 투자자가 많아지면서 1억원 내외의 투자금을 가진 투자자가 많다. 이들이 택할 수 있는 토지 투자는 공동투자다. 보통 투자자가 3인 이상이 되면 매각 시점에서 합의하기 어렵다. 온전하게 구분등기가 될 수 있는 토지에 투자하라.

2. 확약서 작성해야
공동투자를 하면 대표자 명의를 내세우게 되는데 별도의 약속이 없다면 나중에 분쟁의 가능성이 높다. 미리 확약서를 작성해야 한다.

3. 세금부분
토지 투자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리스크가 세금이다. 절세 방법을 찾아보도록 한다. 최근 정부가 거래활성화 차원에서 토지에 대해서도 양도세 중과 유예기간을 2012년까지 연장했다. 지금 투자해서 3년 뒤 되판다면 일반세율을 적용받게 된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사장
아파트, "30% 이상 하락한 신도시 아파트 노려라"

“아파트는 삼겹살이다. 국내 주택시장에서 선호도가 월등하다. 게다가 아파트는 상가나 토지에 비해 투자 리스크도 적다. 도심 아파트는 21세기의 핵심 투자 상품이다.”

우리나라는 아파트 공화국이 된 지 오래다. 30년 전 전체 주택의 1%도 채 안됐지만 지금은 절반을 훌쩍 넘는다. 유럽에서 아파트는 노동자층이 사는 값싼 임대주택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중산층 이상이 사는 ‘현대화’, ‘고급화’ 이미지다. 유럽에서 ‘싸구려 탱자’였던 아파트가 한국으로 넘어와서는 ‘값비싼 귤’이 됐다.



일반적으로 시장이 대호황기라면 마음이 다소 불편해도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하지만 대호황기의 화려한 잔치는 끝났다. 침체기에는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 뿐 만 아니라 가격 하락에 대한 리스크가 커진다. 이런 시장에서는 조급함을 갖기보다 저가 매수 기회를 노리며 자기자본 비중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

어쩌면 스스로 시장의 변동성을 흡수할 수 있는 마음의 버퍼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자신 없으면 당분간 부동산시장을 떠나 있는 편이 낫다. 하지만 3년이라는 시간을 두고 부동산 투자를 하고 싶다면 역시 아파트만한 물건이 없다.

그렇다면 3년 뒤가 기대되는 아파트는 어디일까? 가격이 30% 이상 하락한 곳을 우선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용인이나 일산, 분당 등이 최근 최고가 대비 하락비율이 30%에 근접했다. 목동, 용산이나 송파도 나쁘지 않다.



3년을 기간으로 투자할 때 고려할 점은 중소형 아파트에 대한 공급문제다. 올해 초까지 지속됐던 중소형 강세 현상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1~2인가구가 늘어나 소형 주택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수급 불안 탓이다. 건설업체들이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소형을 짓지 않았다.


수도권 소형 아파트 입주물량이 2000년 당시만해도 대형의 2.27배 였지만 2010년에는 23.92%로 급감했다. 여기에다 서울시내에 990개나 되는 재개발·뉴타운 등 정비구역 이주까지 겹쳐 시장에 병목현상이 생긴 것이다.

현상만 집착하면 소형수요를 과다계상할 위험이 있다. 먼 장래에는 소형이 상대적 강세를 유지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공급의 애로 문제다. 현재 중소형의 거품현상은 공급과잉으로 되돌아올 것이다. 과학적인 안목을 가져야 억척논리에 휘둘리지 않는다.



(투자자 Tip!) 변동성 큰 시장에서의 대처법

1. 조급함을 버려라.
부동산 가격은 추세적으로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사이클을 이루며 등락을 거듭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가격이 부담스럽다면 떨어질 때까지 인내력을 갖고 기다려라.

2. 저가에 매입하라.
입지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가격이다. 특히 침체기에는 매입가격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

3. 자기자본의 비중을 높여라.
변동성이 강한 시장에서는 가급적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 레버리지 효과를 노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침체기에는 더욱 그렇다.



4. 마음의 완충장치를 마련하라.
심한 가격 변동이 일어나는 시기다. 가격 변동에 일희일비하기보다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변동성 스트레스를 감내하지 못할 정도라면 아예 부동산 자산을 보유하지 않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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