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금속 체인점인 한국금거래소 종로점 관계자 A씨의 말이다. 국제 금값이 130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자 종로지역 금 거래는 뚝 끊겼다.
28일 현재 부가세 10%를 포함한 국내의 공식적인 금값은 19만 8110원.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혔던 금 가격은 2008년 말 금융위기 이후부터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거래가 없다보니 종로가 귀금속 중심지라는 명성도 퇴색될 판이다. 20년간 종로에서 금은방을 해왔다는 B씨는 "돌반지는 물론이고 커플링이나 악세서리 찾는 사람도 드물다"며 "금은방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골목 뒤편엔 문을 닫은 가게들이 수두룩하다"고 하소연했다.
장롱 속에 꽁꽁 숨겨뒀던 예물이나 돌반지는 이미 지난해 말 금값이 치솟을 때 내다팔고 없는 탓이다.
A씨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2월까지 엄청난 물량이 쏟아져 나오면서 가정에 있는 금이 거의 다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당시 매입 물량이 하루에 8000만원 수준이었다면 지난달부터 추석 전까지는 하루 3000만원, 추석 이후에는 하루 300만원으로 대폭 줄었다. 그나마 요즘 가지고 나오는 물건은 순금이 아닌 14K 반지나 목걸이가 대부분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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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이 사는 금의 용도도 달라졌다. 돌반지 및 예물용이 10%에 그치고 대신 투자용으로 골드바 구매 비중이 40~50%로 늘었다. 기업 행사용이 30%, 기타가 10~20%를 차지한다.
◇은행창구 분위기도 조용..실거래 없어= 은행 창구 분위기도 조용하다. 금값이 이미 너무 오른 탓에 고객들의 문의만 있을 뿐 창구에서 실제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신한은행 C지점 관계자는 "금 가격이 너무 올라 고객들이 문의만 하고 그냥 간다"며 "팔려는 사람도 더 오를 것으로 보고 그냥 갖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 관련 시장은 이미 자산가를 중심으로 그들만의 리그가 형성된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이러다 보니 자연스레 실제 거래는 별로 없다. 특히 금 가격이 온스 당 1200달러를 돌파한 이후 온스 당 1300달러 아래에서 큰 폭으로 움직이다보니 최근 수익률은 좋지 않다. 이날 기준 1개월 수익률은 -0.61%다. 반면 오래 전에 가입한 사람들의 수익률은 좋다. 6개월 수익률은 13.36%, 1년 수익률은 42.68%를 기록 중이다.
신한은행 D지점 관계자도 "요즘은 금 관련 고객 응대가 정말 힘들다"며 "매도를 희망하는 사람에겐 그냥 더 갖고 있으라고 말하고 매수를 원하는 고객들에게는 조금 더 기다리라는 조언을 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