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로 집값 오른다고?…묻지마투자 '주의'

머니투데이 송충현 기자 2010.09.12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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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가 상승 등 없어…공사계획 분명치 않아 두고봐야

"oo역 인근이 GTX로 초절정 대박지역이 될 겁니다."(아이디 호xx)

"옆에 부동산에서 들은 건데 이미 가격 폭등 움직임이 있답니다."(아이디 물x)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공청회를 앞두고 예상 노선 지역의 집값이 뛰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달라 투자자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GTX 노선도GTX 노선도


1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GTX가 지나는 지역과 예상 정류장 인근 아파트 가격은 지난달과 비교해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일부 지역에서는 지난 1일 정부의 GTX 노선 승인 발표 이후 아파트 가격이 더 떨어지기도 했다.

경기도가 제안한 GTX 3개 노선에 대한 정부승인 직후 대형 포털사이트 입주자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집값이 폭등하고 있다", "oo지역 아파트는 무조건 사둬야 한다" 등의 '묻지마 투자' 권유가 급증했다.



이들은 "인근의 부동산 중개업소에 시세를 확인해 보니 매물이 회수되고 호가가 오르고 있다"며 더 오르기 전에 미리 사두라는 루머를 확산시키고 있다.

하지만 실상은 사실과 다르다. 현재 경기도가 제안한 △A : 일산 킨텍스∼동탄 노선(77.6㎞)과 △B : 의정부∼군포 금정(49.3㎞) △C : 서울 청량리∼인천 송도(49.9㎞) 등 3개 노선 인근 공인중개사에 따르면 지난달과 비교해 아파트가격이 오른 곳은 찾아보기 어렵다.

사업성에서 합격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A노선의 경우 문의는 조금 늘었지만 호가 상승과 매물 회수 등의 시장 변화는 일어나지 않았다. 연신내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최근 들어 가격 변동과 관련한 문의전화는 조금 늘었지만 가격 움직임은 없다"고 말했다.


동탄 월드공인 관계자 역시 "아직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아 GTX가 들어온다는 계획이 잡혀도 가격이 변하지 않고 있다"며 "A노선이야 예전부터 공사가 확실시 되던 곳이어서 대부분 사람들이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동탄 월드반도 전용 60㎡의 경우 지난달부터 2억7000만~2억9000만원의 시세를 유지하고 있다. 노선 승인 발표 후에도 호가는 변함이 없다.



노선B가 지나는 창동 인근의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이 지역에는 GTX가 오는지 여부를 모르는 사람도 태반"이라며 "예전처럼 급매물만 하나씩 거래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인근 금호아파트 109㎡의 거래가는 지난달과 마찬가지로 층수에 따라 4억5000만~5억원 사이에 형성돼 있다.

노선C의 송도는 오히려 가격이 하락 추세다. 송도 더샵퍼스트월드아파트 인근의 공인중개업소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아파트는 프리미엄이 최근 2억원 가까이 빠졌다.

인근의 공인중개사는 "하락세가 멈추지 않는 상황에서 누가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각자 본인 거주지의 집값이 오른다고 주장하는 분위기가 퍼져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김규정 부동산114 본부장은 "GTX 노선 인근은 이미 가격이 선반영된 부분도 있고 착공 계획이 분명치 않으므로 섣부른 투자는 금물"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 광역도시철도과 관계자 역시 "공청회에서 용역 내용 결과와 사업 타당성을 살핀 후 기획재정부와 예산 관련 협의를 거쳐야 비로소 공사 가능 여부가 정해진다"며 "아직 분명한 게 아무 것도 없는 상황이라 소문만 듣고 움직여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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