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자 자리를 둘러싼 반목과 배신을 그린 영화 '넘버3'에 나오는 대사다. 금융권에 충격을 가져온 신한금융 사태를 보며 이 영화에 나오는 문장이 오버랩 된다는 것 자체가 흥미롭다.
밖에서 보기엔 그 어떤 금융회사보다 탄탄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신한금융의 지배구조는 이미 '내 편 네 편'을 가른 채 곪을 대로 곪아있었다. 문자 그대로 '장난이 아니다'.
도대체 무엇이 신한을 이 지경까지 만들었을까. 아이러니는 신한사태를 끌고 온 것은 그동안 신한금융이 다른 금융회사들 비해 월등히 뛰어나다고 인정받았던 것들에서 비롯됐다는 점이다.
이번 사태가 라 회장을 중심으로 한 권력창출과 엮여져 있다는 것은 이제 누가 봐도 다 아는 사실이 됐다. 신한은행이 전 은행장의 부정대출건을 고발하면서 리스크 관리에 허점이 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 됐다. 고소를 한 측과 당한 쪽 직원들이 편 가르기 양상으로 대립돼 있다는 점도 이번 사태를 통해 노출됐다.
하지만 사태가 벌어진 지 어느덧 엿새가 흘렀지만 핑퐁게임 하듯 갈수록 혼란만 증폭되는 분위기다. 은행 경영을 책임지는 행장은 사장 해임에 반대하는 재일교포 주주들을 설득하기 위해 일본을 두 차례나 방문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경영진 공백에 따른 누수현상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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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물은 엎질러졌다. 문제는 앞으로다. 경영진 갈등으로 인한 CEO 리스크가 얼마나 큰 대가를 치르는 것인지는 최근까지 계속됐던 경쟁은행의 사례를 보고 충분히 학습했을 것이다. 오늘의 신한금융을 있게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주변 사람들의 진심어린 고언을 새겨들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