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엔화 가치상승, 놓치지 말자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10.08.17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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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여전히 '더블딥'(경기 회복 후 재하락) 우려가 배경화면처럼 깔려있는 마당에 엔화는 안전자산으로 여겨져 세계적으로 매수세가 높기 때문이다.

엔/달러 환율은 5월초 달러당 95엔 부근에서 오르내렸지만, 지난 16일에는 85.4엔까지 내렸다. 엔고 현상은 글로벌 경제의 경기 둔화 우려가 확산된 7월 중순 이후 크게 두드러지고 있다.



엔화 강세는 일본과 경쟁품목이 많은 국내 수출기업에게는 호재다. 전기전자(IT)와 자동차 등의 경쟁력 확보가 이어지며 3분기 이후에도 관련 종목의 실적이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당분간 지속되는 한 엔화가 약세로 돌아서기 힘든 구조는 하반기에도 실적 모멘텀이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상쇄시키기에 충분하다.



박승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화의 급락 반전 가능성은 작다"고 판단했다.

G20에서 합의한 경상흑자국의 환율 유연화 결의가 유효하게 작용하는 데다, 중국과 달리 일본은 미국과 환율 힘겨루기에서 중국만큼 배짱을 부리기 힘들다.

정치적으로도 현재 일본 내각의 지지율이 낮은 상황에서 엔화 강세가 기업에는 한숨 나오는 소리가 되겠지만, 소비자에게는 이득으로 작용해 현 정권이 엔 강세를 용인할 가능성이 크다는 논리에 설득력이 있다.


한국도 최근 원/달러 환율이 상당히 강세로 돌아서긴 했지만, 상대적으로 고환율을 이어가고 있다.

오성진 현대증권 (7,370원 ▲10 +0.1%) 리서치센터장은 "연초 수출기업들의 올해 원/달러 환율 저점이 1100원대로 현재로서는 여유가 있다"며 "경기 둔화 우려가 가속화되는 분위기에서 외국인 입장에서는 엔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험자산으로 판단되는 원화가치가 강세로 돌아설 여지도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IBK증권 박 연구원도 "글로벌 경기둔화 국면에서 IT와 자동차 등 수출주가 입을 타격은 일본 업체에 비해 작을 것으로 본다"며 "이같은 점 등을 고려할 때 지수가 조정을 받더라도 그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2,950원 ▲10 +0.34%) 연구원은 "현재 경기모멘텀 둔화가 더블딥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엔고현상은 투자 아이디어 중 하나"라고 말했다.

원/엔 환율과 업종별 영업이익의 관계를 통해 엔화가치 상승의 수혜가 큰 업종을 살펴보면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업종이 부각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됐다.



이 연구원은 "일본과 경쟁관계가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이 반영된 결과"라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화학과 제지, 음식료, 소프트웨어 업종도 엔화 강세로 영업이익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은 업종으로 분류됐다.

이 연구원은 "현재처럼 원/엔 환율이 높은 시점에서 이같은 시각으로 투자에 나서는 것도 바람직한 전략 가운데 하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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