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가 손 뗐으면" 사업포기가 부러운 주민들, 왜?

이유진 MTN기자 2010.08.05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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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자금난에 빠진 LH공사가 성남시 재개발 구역 4곳의 사업추진을 포기하면서 해당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센데요. 정작 LH와 함께 재개발을 추진 중인 다른 지역 주민들은 LH의 사업포기를 부러워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이유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아파트 골조 공사가 진행 중인 경기도 성남시의 한 재개발 구역.

지난 2000년 순환재개발 1단계 구역으로 지정되면서 LH가 시행을 맡아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올해 말까지 재개발이 모두 끝나야 하지만, 사업이 지연되면서 입주시기는 2012년 하반기로 미뤄졌습니다.

LH는 주민들과 의견 조율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시기가 늦춰졌다고 설명합니다.

[녹취] LH관계자
"최초에 정비계획 수립당시에 주민들이 원활하게 협조해서 빨리 갔어야 하는데,주민들 이해관계가 다르다보니 그런데서도 조금 지연이 됐습니다."


해당구역 주민들은 사업지연으로 2억 원 가량 막대한 추가부담금을 물어야 할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성남 중3구역은 시행자인 LH가 사업을 관할하고, 주민들은 사업이 끝난 뒤 개발이익이 발생하면 이를 돌려받고 반대로 추가비용이 발생하면 이를 부담하는 원가정산방식으로 추진됐습니다.



주민들은 추가부담금이 얼마인지 알려달라고 LH에 요구하고 있지만, LH는 미확정 사항이거나 공공기관 정보공개 법률에 따른 비공개 정보라며 입을 닫고 있습니다.

[인터뷰] 주상길/성남시 중3구역 조합원
"한번도 시행사인 주택공사가 밝혀주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왔는데 뭐에 얼마가 들어갔는 지, 어떻게 됐는 지도 모르고."

게다가 오는 10월 일반분양에서 미분양이 발생하면 추가부담금이 더 늘어날 수 있단 것도 주민들이 우려하는 부분입니다.



[녹취] 인근 공인중개사
"지금은 조합원 분양가가 일반 분양가가 되어야 팔리게 생겼어요.. 타협점을 찾아야.."

차라리 주민들은 LH가 사업추진을 포기하고 떠난 성남의 다른 재개발 지역들을 부러워하고 있습니다.

[녹취] 성남 재개발구역 주민
"지금 1단계 사업 현장 보면서 확실히 느끼고 있기 때문에 이런 쪽으로 개발을 진행해서는 안되겠다. 오히려 LH가 이 시점에서 떠나는 것이 권리자에겐 상당한 혜택이 오지 않겠느냐"



이 때문에 일각에선 공기업인 LH가 민간영역인 재개발 사업에 손을 댄 것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며, 지금이라도 재개발 사업에선 손을 떼는 게 낫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이유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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