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용 갖춘 어윤대號, 1위 탈환 위해 본격 출항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2010.07.26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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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안정·영업력 회복에 방점..지주 살림꿈은 재무관료

KB금융 (83,600원 ▲1,100 +1.33%)의 어윤대호(號)가 본격적인 항해를 시작했다. 금융권 최대 관심사였던 국민은행장에는 행 내 최고 영업통인 민병덕 부행장을 선임했다. 어윤대 회장이 이번 인사의 주안점을 어디에 뒀고, 향후 항로가 어디를 향할지 드러나는 대목이다.

행장은 내부 출신이지만, 금융지주 사장은 외부를 선택해 균형을 맞췄다. 임영록 전 재정경제부 차관을 전격 영입했다. 선임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던 예상을 깼다. 역량 있는 인물을 뽑아 조직을 조기에 안정시키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어윤대 회장을 보좌하는 임영록-민병덕 투톱 체제가 갖춰진 만큼 KB금융은 신한지주 (55,500원 ▼1,400 -2.46%)에 빼앗긴 1위 고지를 탈환하기 위해 가속 패달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력 회복+조직안정= 그간 금융권 최대 화제는 KB금융의 인사였다. 단순히 하나의 금융지주 인사가 아니었다. 누가 국민은행장이 되느냐에 따라 은행권 영업경쟁의 변화가 불가피해지기 때문이다. 내부 못지않게 경쟁 은행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사실상 이번 인사는 어 회장에 대한 시장의 첫 평가였다.



일단 무난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어 회장은 인사의 방점을 영업력 회복과 조직안정에 뒀다. 민 내정자의 등장은 "영업 잘 하는 사람을 행장으로 내정하겠다"는 어 회장의 발언으로 미뤄 짐작됐다. 그는 옛 국민은행을 대표하는 정통 영업 전문가다. 충무로역ㆍ영동지점장ㆍ남부영업지원본부장에 이어 개인영업그룹을 책임지고 있다.

출신지역도 감안됐다는 설명이다. 민 내정자는 충남 천안 출신으로 동국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영포회나 고려대, TK(대구·경북) 같은 인사 특혜 논란에서 자유롭다.

수평적 리더십으로 내외부의 신망이 두텁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1300여 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어 회장이 실시했던 설문에서도 차기행장 적임자로 직원들의 많은 호응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집행력 있는 덕장 스타일로 외유 내강형의 성품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민 내정자는 평소 "열정을 포기하는 것은 영혼을 주름지게 한다"는 말을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 열정적이고 강력한 업무 추진으로 개인, 기업, 프라이빗뱅킹(PB) 등 전 영업조직을 원만히 총괄해왔다. 영업력 회복과 조직 안정을 강조해 온 어 회장도 이점을 높이 샀다는 전언이다.

민 내정자는 "KB에서 잔뼈가 굵은 내부 출신으로 영업을 오래 담당하면서 쌓아온 영업 노하우를 접목시킨다면 현재의 어려움을 조기에 극복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췄다.



◇지주 살림꾼은 재무관료= 금융지주 사장은 실질적인 조직의 살림꾼이다. 회장을 보필하며 지주사의 중장기 경영전략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게 지원하는 역할이다. 행장은 내부 출신으로 못 박은 것과 달리 어 회장은 사장은 외부 인사 기용 가능성을 언급해왔다. 단 "경영능력을 인정받고 글로벌 감각이 뛰어나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낙점을 받은 것은 임영록 전 재경부 차관이다. 사장 내정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어 회장은 속전속결을 택했다. 조직 안정을 우선시 한 탓이다.

임 내정자는 강원도 출신으로 경기고 서울대를 나와 행시 20회로 공직에 들어섰다. 금융은 물론 거시경제, 세제, 통상 등을 두루 섭렵한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다. 재경부 경제협력국장, 금융정책국장 등 재경부 요직은 물론 외교통상부 다자통상국장 등 대외경제 분야의 보직을 두루 거쳤다. 2007년부터 2008년2월까지는 재정경제부 2차관을 역임했다.



임 내정자는 "관료로서 30여 년간 금융정책을 담당했던 경험을 현장에 접목 하겠다"며 "KB금융이 리딩뱅크의 위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조력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어 회장은 이날부터 그룹변화혁신 테스크포스(TF)팀을 만들고 고비용 구조 개선을 위한 그룹 체질 개선에 착수했다. 신임 사장과 행장 등 경영진의 진용이 짜여진 만큼 조직개편 업무에 본격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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