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들 "몰지각한 현대그룹 채권단"

더벨 문병선 기자 2010.07.08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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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공여 중단 등 제재조치 비난… "해운업종 특성 반영 안돼"

더벨|이 기사는 07월08일(13:34)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외환은행 (0원 %) 등 13개 현대그룹 채권은행이 신규 신용공여 중단 등 금융 제재조치에 8일 서면결의했다. 실제 제재 조치가 이행이 될 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현대그룹 재무개선약정 체결 문제에 대해 "채권단의 지나친 처사"라며 한목소리를 내 은행권과는 다른 반응을 보였다.



요지는 재무약정을 체결해서 이익을 볼 곳이 없고 해운업종 특성이 반영이 안된 가혹한 처사라는 것이다.

신민석 대우증권 연구원은 "재무개선약정을 체결한다는 것은 차입이 불가능해지는 것을 말한다"며 "아직 데이터가 부족한 감이 있으나 올해 하반기 기준으로는 현대상선의 부채비율이 300%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이 커 재무약정 대상에 안 들어갈 만큼 실적과 현금흐름이 좋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채권단이 지나치게 몰아 부치고 있다"며 "해운업종은 변동성이 심한 산업이어서 호황기와 불황기가 빠르게 교차하는데 한번 불황이 왔다고 해서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은 몰지각한 행동"이라고 거칠게 비판했다.

류제현 미래에셋증권 글로벌리서치센터 연구원은 "해운 업종은 워낙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실적이 좋아다가 안 좋았다가 하는데 안좋을 때만 딱 끊어서 보기는 무리다"라며 "한 기업의 경쟁력이 약해서 안좋아 지는 게 아니라 산업 전체가 함께 안좋아 졌었고 그 와중에도 현대상선 (17,630원 ▲320 +1.85%)은 괜찮았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은행 등 채권단의 입장에서는 다르게 생각할 수 있겠지만 다른 기업보다 상대적으로 마진이 많이 남아 괜찮았었다"고 덧붙였다.

류 연구원은 홍콩에 소재하는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의 연구원이다. 해외 투자가들의 동향에 대해 그는 "재무약정을 체결하면 돈줄이 막힐 수 있고 신뢰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점은 사실"이라며 "채권단이 너무 가혹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채권단이 조금 더 기다려 볼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박은경 삼성증권 선임연구원은 "채권단과 현대그룹이 재무구조개선 약정 MOU를 체결해서 얻을 수 있는 혜택은 아무것도 없고 어느 누구도 이익을 못보는 일"이라며 "굳이 MOU를 체결해야 하는 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재무구조개선약정의 직접 이유가 된 부채비율 상승에 대해 "해운업종은 300%의 부채비율이 통상적인 것"이라며 "200%의 잣대를 해운사에게 들이대면 해운사로서는 억울한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 연구원은 "시황에 몸을 맡겨야 하는 해운업종 특성상 감시자만 한 곳 더 생기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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