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M&A시작··엇갈린 시장반응

머니투데이 원정호 기자 2010.06.30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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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소식 알려진 뒤 현대건설 상승, 현대중공업 급락

채권단이 현대건설 매각작업을 본격화하면서 주식시장에서도 미묘한 변화가 감지됐다. 매각 대상인 현대건설 (30,950원 ▼200 -0.64%)은 오름세를 보이며 주목을 받은 반면 잠재 인수자로 거론된 현대중공업 (198,300원 ▲7,300 +3.82%)에는 시장 반응이 싸늘했다.

30일 현대건설은 하락장 속에서도 전일 대비 1100원(1.9%) 오른 5만6700원에 장을 마쳤다. 사흘동안 미끄럼을 타던 주가는 '주인 찾기'가 4년만에 본격화된다는 소식에 방향을 위로 틀었다.



채권은행은 현대건설 매각을 위해 다음 달 안에 매각 주간사를 선정하고, 연말까지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전일 밝혔다. 증권업계는 M&A 본격화로 이 회사의 기업가치가 부각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합병 시너지를 감안하면 경영권이 프리미엄이 높아질 것이란 전망에서다.

반면 현대중공업은 뚜렷한 이유없이 급락세를 보였다. 현대건설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는 외국계 보고서가 하락의 빌미가 됐다는 평가다.



현대중공업 (198,300원 ▲7,300 +3.82%)은 전일 대비 8000원(3.2%) 하락한 23만500원에 마감, 현대건설과 대조를 이뤘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들은 7만3000주를 시장에 쏟아내며 내림세를 부추겼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계 증권사의 현대건설의 인수 관련 보고서가 외국계 투자자들의 매도세 원인으로 보고 있다.

다이와증권은 현대건설 관련 보고서에서 "수년전부터 현대건설 인수에 관심을 보인 현대그룹 뿐 아니라 현대중공업도 현대건설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이와는 "현대중공업이 원자력 발전소 플랜트 부분에서 시설투자를 늘리겠다고 최근 발표를 했기 때문에 이 분야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가질 것으로 보이는 현대건설 인수에도 관심을 표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는 현대중공업이 수조원대의 현대건설 인수전에 참여할 경우 인수자금 마련을 위한 불확실성에 부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 전용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분기 현재 현대중공업그룹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 2조2000억원 중 운전자금을 제외한 8000억원 정도를 사용 가능하다"면서 "그렇다 해도 추가 자금 조달을 위해 현대삼호중공업을 기업공개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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