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5일 발표된 건설사 신용위험평가에서 간신히 B등급으로 살아남은 한 중견건설사 임원이 털어놓은 푸념이다. 장기간동안 부동산시장이 침체돼 주택사업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로는 전혀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하소연이다.
신규사업을 추진하려해도 보금자리주택 공급 이후 대기수요가 늘어나면서 분양시장이 악화되고 있어 올해 기업 외형은 축소가 불가피하다. 특히 금융권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축소는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
그룹계열 건설사와 토목·건축·플랜트 등 다양한 사업포트폴리오를 갖춘 건설사를 제외한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 중견건설사에게는 악재의 연속이다. 실제 지난해 B등급을 받았지만 이같은 악재로 신창건설, 현진, 성원건설, 남양건설, 금광기업 등은 줄줄이 부도사태를 맞았다.
예측 가능한 시나리오였음에도 B등급 건설사들의 잇따른 부도는 형식적이고 리스크를 회피하려는 신용위험평가가 빚어낸 참사였다.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쳐야 하지만 채권은행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C등급이 차라리 낫다는 푸념이 나오는 이유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신용위험평가가 제대로 이뤄졌다면 부도에 따른 후폭풍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3차 건설사 구조조정을 바라보는 시장의 반응은 '아직 미흡하다'로 모아지고 있다. 구조조정 횟수가 많아지면 시장은 혼란스러워진다. 차라리 제대로 된 한 번의 구조조정이 시장 불안을 잠재울 수 있다.